의정부시 노숙인 현황과 대응책 마련
상태바
의정부시 노숙인 현황과 대응책 마련
  • 한북신문
  • 승인 2023.09.11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필자는 노숙인복지시설인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시설은 전국에 13개소가 운영 중이고 경기북부는 본 센터 1개소 밖에 없다.

매년 9월 첫 주에는 그동안 진행한 모든 사업에 대한 중간평가를 겸한 워크숍을 진행한다.

올해에는 예전과 다르게 코로나19 시국이 종료되면서 이용인(노숙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거의 비상사태라 할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래도 전체 직원들이 능숙하고 노련하게 큰 불상사 없이 대처하여 다행스럽고 고맙기도 하다.

이번 중간점검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노숙인들의 동향이다.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파악한 것이라 아직 4개월이나 남아 더 추가될 것이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인원은 364명이다.

이는 2021년의 459명, 2022년의 398명과 비교하면 감소된 추세이다. 특히 미상 인원이 198명으로 2021년 280명과 2022년 225명에 비하면 많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엔데믹으로 인한 일상생활 회복의 영향이라고 판단된다.

미상 인원이란 신상파악이 전혀 안되는 대상이다.

이는 고시원이나 찜질방 등 비주택에 거주하는 분들이 경제적인 사정악화로 사용료를 부담하지 못하고 거리로 나온 분들이 대부분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거리에 안주하게 되고, 이는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이 많다.

또 하나 특징은 여성노숙인의 수가 약 10%이상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센터 일시보호소에는 모녀관계인 두분이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남성과 달리 심리적ㆍ신체적으로 많이 피폐해진 상태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타까움이 더한다.

여성 노숙인시설은 경기도에는 아예 없고, 서울에는 3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5월에 지역네트워크 사업으로 협약을 체결해 놓은 상태라 의정부지역에서의 자활보다는 우선 그곳의 시설로 연계하고 있는 중이다.

노숙인의 연령대는 50대가 68명으로 가장 많고 60대는 52명이다. 그리고 40대가 30명이고, 20대도 10명이나 된다. 예전과는 다르게 20대와 40대의 비율이 증가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층과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해야 할 40대가 많다는 것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첫째, 여성노숙인의 보호 및 지원체계에 대한 매뉴얼 수립이 필요하다. 여성노숙인은 남성들과는 차이가 많다. 따라서 운영 또한 세심한 챙김이 필요한 대상으로 전략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두번째는 생산가능 인구인 20~40대의 노숙인 비율이 증가함에 따른 자활사업 및 취업지원사업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 대상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일자리 마련이다. 그러나 본 센터에서 진행되는 자활사업은 긴급성에 국한되는 관계로 지속적이지 못한 실정이다.

마지막으로는 50대 이상의 심리와 정서에 개입할 수 있는 재활 프로그램 실현을 위한 체계화 구축이 필요하다. 중장년기에 속한 분들로 노인성질환, 특히 치매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는 우리의 생태계를 많이 바꿔 놓았다. 예전의 상황만을 강요하는 것은 결코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털어버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면 적극 포용해야 함이 맞다.

노숙인분들이 모진 아픔을 딛고 우리의 진정한 이웃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정치적인 전략과 행정의 뒷받침, 그리고 이웃들의 관심과 격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