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주장과 단식
상태바
이념주장과 단식
  • 한북신문
  • 승인 2023.09.11 0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논설위원 권영일
논설위원 권영일
논설위원 권영일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필자가 손가락으로 꼽는 좋아하는 책 중의 하나이다. 밀은 자유론에서 공리주의와 권위, 자유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법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철학적 지침서 중 하나이다.

다른 사람과의 조화로운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자유로운 사고와 표현 그리고 행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사회가 모든 의견을 듣고 평가하며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진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논의하는 것이 사회적 진보를 촉진하는 데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밀은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개인의 자유를 제한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며 개인의 자유와 정부 개입 사이의 균형을 “사회적 유익의 원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수결에 의한 다방면의 의사결정을 지지하지만 이를 통해 개인의 기본적인 권리가 침해되지 않아야 한다고 개인 주권도 주장하였다. 밀의 자유론을 신봉하는 필자에게 취임사에서부터 주장한 윤대통령의 자유에 대한 강조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부터 ‘자유’를 강조했고 각종 기념식과 행사에서도 지나칠 정도로 자유를 강조하였다. 최근에는 독립운동가인 홍범도장군 흉상 이전과 관련한 이슈가 등장하면서 이념 논쟁으로 불이 옮겨 붙는 형상이다.

암튼 이런류의 주장은 필자가 자유사상에 대해 배움을 얻고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준 밀의 자유론과는 괴리가 커 보여 해당 주장이나 관련 뉴스거리가 상당히 불편하다.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서 사람을 쫓아내고 농장을 직접 운영하게 된 나폴레옹을 포함한 돼지들이 사람 흉내를 내는 것을 금지한 7계명을 스스로 고쳐가며 종국에는 사람과 똑 같은 흉내를 내는 행태가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단식투쟁은 비폭력적인 수단으로서 사회적 또는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식사를 거부하는 행동이다.

종종 인권이나 정치, 사회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극단적으로 저항하는 형식으로 인식되어 왔다. 단식투쟁은 고대부터 다양한 문화와 시대에 걸쳐 이루어져 왔으며 중요한 사회적 변화와 특히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영국 식민지 지배에 대항하기 위해 마하트마 간디가 단식으로 투쟁하였으며,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인종 차별과 불평등에 대항하기 위한 단식 그리고 작금에는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다른 젊은 활동가들과 함께 기후 변화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단식투쟁을 하여 많은 지지와 동조를 얻고 있고 이외에도 다양한 단식투쟁이 있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사회 문제와 민주화를 위해 단식투쟁이 있어 왔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은 전 김영삼대통령의 민주화를 위한 단식투쟁이다. 최근 민주당의 이재명대표가 현정부를 비난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단식 이유라고 내세운 주장은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한 국민항쟁이라고 하지만 필자는 “왜 단식을…” 하는 갸우뚱한 생각이 든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정부든 여든 야든 잘하는 게 없어 보인다. 국민들 눈살만 찌푸리게 하는 주장만 있을 뿐이다. 잘하는 게 없으면서도 이들의 기세가 등등한 것은 국민들을 안중에 두지 않기 때문이다. 어차피 두 정당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정치지형을 곤곤히 했다고 자만하고 있는 것이다. 당선만 되면 된다는 질 낮은 정치철학은 국민들을 피곤하게 한다. 이 혼란한 정세는 누가 풀고 국민들의 우려는 누가 풀 것인가?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