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울타리 없는 위기의 중장년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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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 울타리 없는 위기의 중장년세대
  • 한북신문
  • 승인 2023.08.2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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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필자는 의정부에서 노숙인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이용하는 대상자의 연령대는 40대와 50대가 가장 많고 60대도 제법 된다.

거주지는 당연히 없고,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의정부를 포함하여 서울이나 충청도, 전라도 등 천차만별이다.

지난 1월 말 설날 연휴가 끝나고 50대 초반인 김O환님이 고시원에서 숨을 거둔 채 발견되었다. 지역과 함께 병원에도 행정입원 하였고 중독관리센터와 함께 부단히도 노력했건만 결국은 술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3월에는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에서 60대 중반인 김O식님이 숨을 거두었다. 다른 분들과는 다르게 감정이입으로 인해 한동안 힘들게 했던 분이다.

처음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에 센터장으로 부임했을 때 계셨던 분으로 참으로 약삭빠르고 타인을 이용했기에 주변에서 원망도 많이 받았던 분이다. 그러나 큰 형님의 자격으로 동생뻘 되는 대상들을 함께 생활하면서 챙기기도 했던 분이다.

이 분들은 본래 전라도와 동두천이 주소지였으나 한참을 설득한 끝에 말년에는 의정부로 전입신고하고, 수급권자로 선정되어 그나마 국가의 도움을 받았던 분들이다.

우리 센터에서는 매월 정기적으로 사례회의를 진행한다.

올해 8월에는 세 분이 대상으로 올려졌고, 모두가 40대이다.

박OO님은 센터 입소자로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계신 분이다. 지적장애를 갖고 있으며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몇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중이다. 김OO님은 고시원을 대상으로 먹거리를 제공하는 ‘정 나눔터’를 통해 발견되었는데 3개월 째 고시원비를 체납한 분이다. 165cm의 키에 48kg밖에 안 되었고, 어지럼증으로 거의 활동을 하지 못하는 대상이다. 내과 진료 결과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신경외과 부분의 검진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설OO님은 술로 인해 복수가 많이 찬 상태로 거의 활동을 못하고 계신 분이다. 동거녀의 집에 얹혀 거주하고 있는 중으로 두문불출 집에서만 계신다. 현재 동거녀가 제발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소연을 하고 있는 중이다.

사례회의 때마다 느끼는 것은 수십개의 고구마를 먹은 것 마냥 답답함이다.

노숙인으로 불리우는 대상자들에게 공통적으로 가장 큰 걸림돌은 정보의 단절로 제도권 내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다. 그나마 우리 센터와 연결되어서 방법을 찾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 다행으로 생각한다.

우리 지역에는 취약계층이라고 분류되는 그룹이 있다. 이들은 국가의 보호를 받는 방법, 즉 제도권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생활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말하는 제도권이란 국가의 정책 상 지원대상으로 분류되는 부류를 말한다. 가장 흔히 접하는 것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수급제도이다.

수급권자가 되려면 가장 기본적으로 소득을 파악하게 된다. 이는 본인뿐만 아니라 부양가족의 소득까지 파악하여 합산한다.

이때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부양가족의 소득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은 가족관계 단절이다. 그러나 대부분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과의 관계만큼은 계속 이어가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여기에서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는다.

중장년이란 45세~64세까지의 연령층을 말하는데, 이들은 우리나라 경제활동 연령의 주축세력으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집단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주류에 포함되지 못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로, 조기 정년퇴직 및 사업실패, 직장 재 진입 실패 등 다양한 이유로 경제활동이 단절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회에서는 이들을 취약계층으로 분류하고는 있으나 특별히 대응할만한 대책은 없는 상태이다. 한마디로 이들은 제도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그룹인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 구조 상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대상들에 대한 지원이 미비하다는 것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 시급히 대처해야 할 사안이다.

현재 정부에서는 통합돌봄이라는 정책을 구상하고 있고 지자체마다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아동과 청소년, 여성, 장애인, 노인 등은 연령대를 기준으로 구분한 상태로 나름대로는 법적으로 대응책을 갖고 있다. 그러나 중장년이란 계층에 관심을 두는 지자체는 거의 없다.

통계에 의하면 중장년층이 고독사의 최고 위험군이라고 한다. 이제부터라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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