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를 통한 노숙인의 성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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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를 통한 노숙인의 성향 분석
  • 한북신문
  • 승인 2023.08.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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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요즘 코로나19가 해제되면서 우리 주변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의정부역 지하상가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의정부 제일시장 떡볶이집 앞에는 줄이 길게 서 있는 장면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서야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아 더없이 좋다.

그러나 전철역, 교량 밑, 그리고 공원 등에도 사람들이 모여 술판을 벌이고 고성이 오가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기도 한다.

노숙인이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우리 센터의 역할이 대두되는 느낌이다.

요즘 국민신문고나 시청, 지구대를 통해서 민원이 자주 들어온다. 그러면 우리 센터는 마치 5분 대기조 마냥 현장으로 달려가 확인하고 결과를 보고한다. 센터 사업 중 ‘아웃리치 활동’이라는 찾아가는 현장상담 프로그램이 있다.

예방 차원으로 1일 3회 (오전, 오후, 야간) 진행을 하는데, 소요시간은 각 회당 약 2시간 이상이다. 방문 장소는 노숙인이 발견되었던 경험치를 근거로 지정해 놓은 곳으로 약 50여개소이다.

민원을 받고 출동하면 기초생활수급자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이들은 지역의 주민들로 간주되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민원내용을 전달하고 자제를 부탁하는 정도에 국한된다. 인권이 최우선으로 강조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의정부에는 실질적인 노숙인은 약 2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노숙인의 수는 어림잡아 1만9000여명으로 파악된다. 이 중 서울 37.1%, 대구 10.3%, 경기 8.3%. 부산 7.1% 등으로 각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이 숫자는 정확하다고는 볼 수 없다. 이유는 그 시각에 그 장소에 있어야만 노숙인으로 취급되고 통계에 포함되는데, 그 자리에 없을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결론은 파악된 인원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2020년 4월1일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의 센터장으로 첫 출근하면서 계획했던 일이 노숙인이라 불리 우는 분들의 뇌파 성향을 파악하고 적절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제공하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한국마사회의정부지사의 공모사업에 응모하여 400만원을 지원받았다. 적은 액수이지만 나름대로 고민하면서 지역의 전문가들과 함께 나름대로 알차게 운영하였다. 그때 사업명은 『노숙인 등의 뇌기능 향상 및 사회복귀를 위한 맞춤형 뉴로피드백 - 나를 알아보는 시간 ‘속馬음’』 이었으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 네트워크의 힘을 절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그때의 인연들이 현재 경기북부 유일의 노숙인복지시설인 의정부시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에서 이용인들을 대상으로 <지역 속으로 들어가기 프로젝트>를 시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고 지금도 함께 하고 있다.

2023년 4월에는 그토록 간절하던 ‘한데인’들의 뇌파를 모아 코딩작업을 하면서 논문작성을 시작하였고 3개월 후인 7월 초순에 드디어 한국연구재단 등재지인 국제차세대융합기술학회에 게재할 수 있게 되었다.

잠깐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연구의 목적은 노숙인복지시설인 종합지원센터를 이용하는 노숙인들의 뇌기능 특성을 파악하고 결과를 근거로 적절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공하기 위함이다.

대상은 2020년 4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의정부시 종합지원센터를 이용하거나 입소한 대상자로써 인지기능에 큰 문제가 없는 85명이다. 분석 결과 스트레스 지수는 기준치에 비하여 지나치게 높았으며 행동성향이나 정서성향 또한 기준치보다 높았다. 이 결과는 종합지원센터 내에서의 생활이 회복에 긍정적인 면도 있으나, 근원적인 스트레스 해소나 심리정서 안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전문적인 프로그램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해석되어 진다.

뇌의 기능이란 한 개인의 발전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어야 하지만 때로는 두통, 불안, 적응 장애, 우울증, 불면증 등과 같은 정신·신경질환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을 야기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지나치게 많고 좌우뇌의 기능과 내·외향이 극단적일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 노숙인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전혀 여유가 없이 한 방향으로만 치우친 상태라는 뜻이다.

이들 또한 누구의 아버지이고 남편이며 자녀이다. 이들이 우리의 진정한 이웃으로 돌아오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과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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