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잘 주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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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잘 주무시나요?
  • 한북신문
  • 승인 2023.06.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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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어떤 날은 머리가 맑고 상쾌하며 왠지 기분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있을 때가 있다. 그런 날은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볍고 하루 일과가 온통 즐겁다.

반면 어떤 날은 온몸이 찌뿌둥하고 몸살 증세가 있는 것처럼 영 컨디션이 시원치 않은 아침이 있다. 그런 날은 영락없이 의무감으로 힘든 하루를 보내게 된다. 문제는 잠을 얼마나 잘 잤느냐 하는 여부다.

우리는 하루 중 상당한 시간을 수면으로 보낸다. 그런데 과연 수면시간이 얼마나 되어야 충분한가 궁금해진다. 보통 수면을 연구하기 위해서 뇌파의 흐름을 보게 된다.

뇌전도(EEG ; electroencephalogram)라고도 하는 뇌파는 뇌 세포인 뉴런의 정보전달을 위한 전기적 활동으로 발생하는 전자파이다.

뇌파는 주파수의 크기에 따라 델타(δ, 0~3Hz), 세타(θ, 4~7Hz), 알파(α, 8~12Hz), 베타(β, 13~30Hz)로 구분한다. 우리가 깨어 있을 때 즉 눈을 뜨고 있을 때는 파장이 빠른 뇌파인 베타파와 알파파가 만들어지는데 이때 눈을 감고 편안한 상태로 있으면 알파파가 생성된다. 반대로 수면을 취하고 있을 때에는 느린 뇌파인 세타파와 델타파가 만들어진다.

수면은 크게 non-REM 수면과 REM 수면으로 구분되며, 비율은 대략 80% 대 20%이다.

non-REM 수면일 때는 세타파와 델타파가 생성되어서 뇌가 서서히 활동하게 된다. 그리고 REM 수면 시에는 베타와 알파파가 출현함으로 뇌가 빠르게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인데, 다시 말하면 분명 잠을 자고 있음에도 뇌는 깨어 있는 상태 즉, 선잠을 자는 상태를 말한다. 이때 우리 몸은 잠이 단지 휴식이 아니라 또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숙면을 취했다고 하는 것은 non-REM 수면상태가 길었다는 것이고, 잠을 설쳤다고 하는 것은 REM 수면상태가 더 많았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REM 수면상태가 해로운 것인가? 그건 아니다. 많은 가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REM 수면은 기억과 사고 과정을 돕는다는 것이다. 일과 중에 뇌로 입력된 정보들을 정리해서 나중에 필요할 때 쉽게 찾을 수 있게 한다. 그 증거로 정신활동을 많이 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연령대가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보다 REM 수면이 많은 것을 보여준다.반대로 잠을 너무 많이 자게 되면 오히려 머리가 무겁고 나른해 지며 무력감까지 느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non-REM 상태가 길어지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우리의 정신 과정에 현격한 저하가 일어나게 된다.

결론은 적절한 REM 수면은 꼭 필요하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휴식을 악(惡)으로 보는 ‘휴식 공포증’을 갖게 된 것 같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휴식 공포증을 가진 사람이 사회에서 인정받아 성공한다는 분위기이다. 일은 필수이지만, 휴식은 선택이라는 논리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휴식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휴식과 동급으로 취급받았던 수면은 일하기 싫어하는 게으른 사람들의 특징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수면은 결코 휴식이 아닌 중요한 활동이며, 따라서 무조건 줄인다고 능사가 아니다.

수면은 인간의 기본욕구(Maslow, 1970) 5단계 중 가장 아랫단계인 생리적 욕구에 해당된다. 성(性)과 음식 섭취도 있지만 수면 또한 인간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차적인 욕구라는 의미다. 이것이 충족되어야 만이 비로소 그 윗 단계인 안전의 욕구와 소속의 욕구, 자존감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로 옮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학자들의 연구를 종합하면 하루에 적정 수면 시간은 7~8시간이다. 7~8시간을 규칙적으로 자야 건강에도 좋고 머리가 맑아 공부나 일을 능률적으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잦은 야근이나 회식, 학생들의 긴 공부시간은 수면 시간을 짧게 만든다.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조명은 어둡게 하고 전자기기는 되도록 멀리 두고 자는 것이 좋다.

그 중에서 스마트폰은 수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알코올과 카페인도 멀리해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카페인이 함유된 녹차나 커피 대신, 잠을 유도하는 성분이 들어있는 우유나 바나나, 상추, 둥글레차 등을 먹는 것이 좋다. 잠을 짧게 잘 수밖에 없다면, 짧은 시간 동안 ‘깊이’ 잘 수 있는 방법을 권한다. 수면의 양만큼 질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규칙적으로 자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다른 신체리듬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하루에 몇 시간을 잤을 때 신체가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따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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