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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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의 필요성
  • 한북신문
  • 승인 2023.06.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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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치매야, 그것만큼은 걸리지 말아야 하는데 자꾸만 기억이 가물가물 해 지는 게 정말 무서워” 주변의 어르신들이 이구동성으로 하시는 말씀이다.

우리에게 가장 큰 걱정은 건강에 대한 염려이다. 병원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마음 편히 이용하는 곳은 아니다. 괜히 긴장되고 혹시 큰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걱정을 유발한다. 그리고 의사의 처방에 의해 지불해야 하는 병원비도 걱정거리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의료라는 영역은 생명을 다루는 전문적인 집단이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다.

필자는 의정부에서 노숙인의 사회복귀를 담당하는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노숙인이라고 하면 우선 생각나는 것이 알코올이고 건강이다. 노숙인들은 종합병원이다. 신체기능 뿐만 아니라 뇌 기능도 모두 저하되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는 환자로 신체나이만 생각하면 안되는 이미 많은 것들이 망가진 대상이다.

며칠 전 무릎과 허리가 좋지 않은 이용인분을 모시고 지역의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한 결과 당장 수술을 요할 정도의 중증이라 한다. 무릎의 연골은 다 닳아서 거의 남아있지 않고, 뼛조각이 돌아다니는 상태인데 어떻게 생활했는지 대단하다고 한다. 검진결과를 들으며 한숨을 쉬며 크게 낙담하는 것을 보니 가슴이 미어진다.

사회로 복귀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어 열심히 사는 이용인이다. 앞으로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긴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앞으로 지불해야 할 병원비로 좌절하고 있다. 그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일상은 사회복지라는 제도권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사회복지의 분절적이고 일방적인 방향성에는 분명히 한계점이 존재한다. 현재의 사회복지 체계는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선별된 대상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결국 서비스의 주체와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관계로 복지의 중복서비스와 사각지대는 그대로 존속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사회는 개개인의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취약계층에 한정된 복지만이 아닌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인 통합돌봄을 필요로 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함께 해결하는 새로운 사회시스템의 마련이 필요하다. 요즘 우리 지역에서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의료사협‘이라 칭함)을 설립하기 위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의료사협이란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활동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인간의 가장 기본욕구인 의료분야와 사회복지에 관한 전반적인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고 통합형 전문서비스를 제공하여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고 행복하고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허가를 받아 운영할 수 있는 비영리사업으로 지역에서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조합을 결성하고 스스로 주인이 되어 의료와 통합돌봄 등 삶의 전반적인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

활동범위는 의료기관의 설치와 운영, 그리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건강 또는 생활과 관련하여 성인병의 주범인 식생활 습관 개선 등을 위한 교육 및 훈련, 건강을 지키기 위한 자전거 타기나 노르딕워킹, 생활 컬링 등 각종 소모임을 지원하는 등 영역은 무한대이다.

현재 전국에 24개소가 운영되고 있고 조합원 수는 5만 명이 넘는다. 현재 우리사회의 의료는 병원에서 진료 인원에 따라 수익이 발생되는 시스템으로 당연히 과잉진료가 자행될 확률이 높다.

우리나라는 고령사회를 넘어 3년 후에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게 된다. 초고령사회란 많은 국민들이 취약계층이 될 가능성이 높고 돌봄이 필요한 사회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사협은 진료를 받을 때 시간에 쫓기지 않는 병원, 다이어트가 아니라 건강을 우선 시 하는 모임으로 아프기 전에 건강을 지킬 수 있게 도와주며 나이가 들어도 마을 공동체 안에서 안심하며 나 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추구한다.

의료사협은 지역과 함께하는 커뮤니티 케어 시스템으로 우리사회는 곧 의료사협이 주목받는 시대가 도래 할 것이다.

의정부는 군사시설 등 많은 제약으로 발전이 늦어져 상대적으로 빈곤한 경기북부에 위치한다.

이 지역에 병원 서비스가 가능한, 병원 안에서 뿐만 아니라 병원 밖에서의 생활도 관리할 수 있는 의료사협이라는 통합돌봄 시스템이 구축되어 모든 사람들이 사람답게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지역사회로 자리매김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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