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경기와 꿈의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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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경기와 꿈의 학교
  • 한북신문
  • 승인 2023.06.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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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코로나가 우리 모두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요즘 베이징 겨울올림픽으로 인해 조금이나마 위안의 시간을 보낸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넘치는 박진감, 쇼트트랙의 아슬아슬 긴장감, 그리고 ‘영미’를 외치며 두시간 넘게 진행되는 컬링경기는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게 한다. 그중에서도 여자 컬링경기는 묘미이고, 차라리 묘기이다.

컬링은 4인으로 구성된 두 팀이 얼음 경기장 위에서 넓적한 스톤(stone)을 표적을 향해 미끄러뜨려 득점을 겨루는 겨울 스포츠이다. 마지막에 스톤을 하우스에 얼마나 가깝게 멈추었는가로 득점을 계산하게 되는데 주변의 개입 없이 선수들 스스로 풀어나가는 경기이다.

선수들끼리 전광판을 보면서 위치확인을 하고 스톤이라고 불리우는 공을 던져서 어떤 것을 쳐내고 우리 것은 어디에 멈추고 어떤 것을 지키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돌아와야 하고 등등 전략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실행한다.

근데 지도자가 없다. 아니 무슨 스포츠 경기에 지도자가 없다는 게 말이 되냐며 처음엔 전혀 적응이 안 되었다. 실제 지도자의 역할은 전혀 없어 보이고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풀어나간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지도자의 의견이 제시될 수 있는 것은 단 1회 60초 이내로 제한된 작전타임 시간이다.

중계 해설진에 의하면 지도자는 경기 분위기상 요구가 아닌 의견만 제시하게 되는데 최종 결정은 선수들이 한다고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작전타임 후 성공률이 87%이라는 멘트가 기억에 남는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해마다 ‘경기 꿈의학교’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가 8회째인 경기 꿈의학교는 학교 안팎의 학생들이 배움의 주체로서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무한히 꿈꾸고 질문하고 스스로 기획하고 도전하는 학교 밖 교육활동이다.

운영은 첫째, ‘스스로 학교’로 학생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천하도록 하고 둘째, ‘마을학교’로 온 마을이 함께 운영한다. 셋째, ‘통합학교’로 무학년제로 운영한다.

넷째, ‘누구나 학교’로 학교 문턱이 없는 학교를 운영한다. 마지막으로 ‘민주자치학교’로 더불어 배우고 나누며 민주주의를 실천한다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유형은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학교’와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학교’, 그리고 ‘다함께 꿈의학교’ 등 세 가지이다.

먼저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학교」는 신청자가 학생이어야 한다.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꿈과 연관된 꿈의 학교를 직접 만들어 기획하고 운영함으로 마을 속에서 꿈의학교 활동을 통해 몰입과 성장의 기회를 갖는다.

이 프로그램에서 어른은 ‘꿈지기’라 하여 학생이 주도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해하고 지원하는 역할에 국한되어야 한다. 그리고 학생은 ‘꿈짱’으로 불리우며 꿈의학교를 만들어가는 교장이 된다.

그 다음으로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학교」 사업이 있다. 이는 경기도 내 다양한 마을교육공동체 주체들이 학생의 꿈 실현 지원을 위해 운영하는 학교 밖 교육활동으로, 신청자는 개인 또는 비영리단체나 법인이다. 목적한 것을 이루기 위해 적합한 학생을 모집하고 계획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재미있는 것은 무학년, 무연령, 무성별, 무지역을 원칙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운영도 내외부 강사 자격의 성인은 주제만 제시하고 이를 풀어가는 방법은 논의와 토론을 통해 자발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꿈의학교는 공모를 통해 연간 2200개소 정도의 기관이 선정되고 각각 500만 원~3500만 원까지의 예산이 지원된다.

주입식 교육세대인 우리네 시각으로는 가히 충격이라 할 만큼 특색 있는 사업이다.

우리 세대는 규격화된 틀 속에서 양육되었고 교육받은 주입식 세대이다. 그러다 보니 항상 정답을 찾는 것에 익숙해 있는데 문제는 내가 내린 결론이 정답이라는 근거 없는 확신이다.

컬링경기를 보면서 꿈의학교 가치체계가 오버랩(overlap) 된다. ‘스스로 영역’은 상상, 질문, 열정, 도전, 성찰 등이고 ‘더불어 영역’은 공동체, 민주, 협업, 기획 등이다. 그리고 각 영역 당 두 세 개의 빈 칸이 주어져 있다.

청소년은 학교의 주인이자 우리 마을의 주인이다. 우연한 기회에 깊이 개입하게 된 꿈의학교의 근본을 보면서 이미 어른이 되어있는 내가 해야 할 것들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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