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self inj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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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self injury)
  • 한북신문
  • 승인 2023.05.3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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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진료실에서는 반복적으로 자신의 손목과 팔뚝에 자해를 하는 환자들을 자주 보게 된다.

주로 10대에서 2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 대부분이며 성격 특성상으로는 ‘경계성(불안정성) 성격’(Borderline personality)이 흔하고 표면적으로는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마치 고통의 계급장처럼 손목이나 팔뚝에 여러 줄의 상처 흔적을 볼 수 있다. 한때는 어린 여학생들 사이에서 자해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진 적도 있었다.

아주 심한 경우에는 자신이 흘린 혈액을 병에 담아 사진을 찍어 자랑하듯 보여 주기도 하였다.

‘자살 시도(suicide attempt)’와는 달리 자해로는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이들은 자신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심리적 고통( 불안감, 우울감, 분노감 등)을 나름대로 해결해 보려고 자해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고통을 주다 보면 우리 뇌(brain)에서는 그런 통증을 줄여보려고 자동적으로 마약성 진통 물질을 분비하는데, 이 물질로 인하여 그 순간에는 약간의 쾌감과 편안함을 느끼고 이로 인하여 본인이 겪는 심리적인 고통도 덩달아 못 느끼게 되는 것이다. 즉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신체적 고통’(자해)으로, 견디기 어려운 ‘심리적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이 습관화되면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힘든 상황들을 건강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주변 사람들(대부분, 가족이나 연인)도 같이 어려움에 빠져들게 하므로 반드시 전문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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