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생각하며
상태바
가정의 달을 생각하며
  • 한북신문
  • 승인 2023.05.30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5월에는 근로자의 날(1일),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입양의 날(11일), 스승의 날(15일), 부부의 날(21일) 등 가정과 관련된 주요 기념일이 몰려 있어서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 청소년기본법이 규정한 청소년의 달이기도 하다.

영어 명칭인 May의 유래는 헤르메스를 낳은 신이자 성장의 신인 마이아에서 유래했다. 마이아라는 이름은 후에 그리스어에서 나이 든 여성에 대한 경칭으로도 사용되기도 했으며 ‘좋은 어미 도마뱀’이라는 속명을 가진 마이아사우라의 유래가 되었다(다음 백과사전)고 한다.

5월에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되는 가정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념하는 일이 많은 달이다.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지정했을 수도 있지만 사람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첫 환경인 가정이 그 역할과 기능을 상실해 감에 따라 위기감에서 하나씩 정해진 측면도 있다고 생각된다. 가정의 중추적인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는 부부관계가 어려워지고 자녀 양육이 과잉 또는 방임과 학대로 얼룩진 사회가 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가출이 아니라 가정을 “탈출하고 싶어 한다”고 말한다고 한다. 가정이 더 이상 ‘스위트 홈’이 아닌 것이다.

물론 아직은 가정으로서 부모로서, 자녀로서 역할과 기능을 잘 담당하는 사례가 더 많은 것이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역기능적인 역할과 기능을 하는 가정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현실인 것 같다. 사회복지사로서 또한 사회복지학자로서 가정의 달을 보내는 마음이 가볍지 않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추구하는 전문가로서 생애주기별로 들려오는 부정적인 뉴스들을 접하면 마음이 아프다. 영아유기, 영유아 방임과 학대, 청소년 자살, 급증하는 이혼, 부모부양기피, 노인 자살률 증가…. 경제적으로는 가파르게 성장하였으나 가정은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는 교육계의 책임이 크다. 가정의 기능 중 하나로서 교육의 기능은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교육기관으로 이관 된지 오래됐다. 그러나 교육기관이 인성보다는 지나친 경쟁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이기적인 인간성이 강화되고 말았다.

두 번째로는 언론계의 책임이 크다. 경험을 중시 여기던 과거에는 가정이나 지역사회의 어른이 교훈을 주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역할을 했으나 산업사회, 정보사회는 언론이 그 역할을 담당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상당수의 언론들이 그러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종교계의 책임이 크다. 종교는 최고의 가르침이다. 그런데 종교가 사회를 이끌던 시대는 저물었다. 종교가 시대에 끌려가고 있다. 사회를 이끌 수 있는 신뢰를 저버렸다. 어려운 시절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던 종교의 역할과 기능은 찾아보기 어렵다. 간간이 희미한 목소리가 메아리쳐 울릴 뿐이다.

가정의 달을 보내며 사회복지사로서 사회복지학자로서 본분에 충실했는지 돌아보게 된다. 자아심리학자 에릭슨은 인간심리발달단계 8단계를 제시하면서 사춘기를 넘어서 어른이 되면 에너지를 분산하여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상당수가 이에 해당되리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가정의 달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