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만의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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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만의 ‘빵’
  • 김종보
  • 승인 2017.07.1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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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보 논설위원·소설가

북방 민족 우두머리가 왕을 찾아갔다. “부족수가 늘어나 살림하기도 벅차니 이제 영토를 반으로 나누어 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너희 지역 사람들 가지고는 밥 먹기 살기 힘들어 안 된다!” “그것은 변명일 뿐, 영토의 큰 빵을 놓칠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것 아닙니까? 이미 우리 지역 인구수는 전 보다 몇 배로 늘어나 있고 별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의 기예’(技藝) 가 넘쳐나, 다 먹지도 못할 만큼 창고에 곡식이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니 한 번 방문해서 확인 하시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왕이 그래도 안 된다며 호통쳐 돌려보내자 우두머리는 궁전을 나서면서 투덜거렸다. “그래 봤자 우리는 새로운 영토 이름으로 독립해 살아가기로 했어!”

지금 경기분도에 따른 논쟁이 한창 일고 있는 것에 대한 비화의 한 토막이다.
경기북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 됐어도 결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0여 년간 정치권에서 수도권 정비계획법을 둘러 싼 당리당략 널뛰기가 반복되는 과정에 북부지역민들만 시달려왔다. 군사시설 보호법을 내세운 균형발전을 빌미로 안보 특별 사탕까지 손에 쥐어줬다가 유야무야거둬들여 실망을 안겨 준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불편한 심정의 옹이는 괜찮다. 잠재우려는 숙원의 바람을 요원으로 뒤집어 놓기라도 하듯 조삼모사를 일삼고 있기 때문에 문제다.

징기스칸은 영토를 넓힌 후 소수 민족들에게 지방 분권을 넘겨주면서 그들의 자유를 인정해 주었다. 그 결과 자율적인 자립을 강화시켜 오늘 날 대 통합의 몽골제국을 세웠다. 당시 징기스칸은 소수 민족들에게 한 가지 기억해 둘 것을 말했는데 그것은 몽골이 그대들의 조국임을 평생 잊지 않기를 당부했다.

현재 경기북부 인구수는 일반 광역시 규모를 추월하는 330여 만 명에 이른다.
뒤지지 않는 인구 수 논리보다 상주해 있는 중소기업들이 돌아가는 물동량과 함께 정치 경제 사회문화 전반을 관장하는 각종 행정 타운 시스템이 들어 차 있어 경기북도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당위성이 입증 되었다.

민주정치의 생명은 자유다. 따라서 분권 행정은 시대 변화가 요구하는 실사정치의 현주소가 돼야 한다. 민주주의 발전 축을 이루는 핵심이 균형이라면, 균형의 축을 이루는 것이 자립능력이다.

분권 시대의 기저’(基底)라 할 수 있는 자율공동체에 대한 가능여부 진단이 시급히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부합의 원리에 의한 공정성이란 역사 앞에 당위성이 말하는 대의명분한 시점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다.

당리당략에 의해 국민 행복추구권을 외면해 독립권을 방해하는 저의는 반, ‘애민정신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또 다른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다. 정치권이 손에 쥐어지지도 않는 포만의 빵을 놓치기 싫어 전략으로 이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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