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링턴’ 용사의 눈물
상태바
‘월링턴’ 용사의 눈물
  • 김종보
  • 승인 2017.06.29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보 논설위원·소설가
ㅓㅕ

하늘이 잔뜩 흐린 날 동네 골목대장이 모래판 위로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병정놀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양편으로 편을 짜 놀이를 하던 중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면서 모래 성곽이 무너져 내렸다.

날씨도 살피지 않은 채 모래위에서 전쟁놀이를 벌이려 했던 발상이 어리석었다며 네 탓, 내 탓 대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당연했다.

우스꽝스러운 이야기 같은 현실이 의정부에서 일어났다. 미군 2사단 창설 100주년을 기념하고자 열었던 콘서트가 불발 되면서 시민의 비난을 넘어 국가 명예까지 손상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얄팍한 발상으로 혈맹의 정신을 기리고자 5억여 원에 달하는 경비를 들여가며 행사를 고집했어야 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전철 파산 선고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게 된 과오의 뭇매가 끝나기 전에 시민의 신뢰를 저버린 100주년 기념행사는 적절치 못한 행사였다.

사안의 중대성이 말해 주듯, 이 땅을 수호하다 거룩한 죽음으로 산화한 월링턴국립묘지에 잠들은 6.25 참전 용사들은 비통의 눈물로 호소한다.

지도자 입지(立地)를 위해 동맹의 혈관인 신의를 농락해 자유를 테러한 독선적 무대 위에서 끝내 고지탈환만 하겠다는 그 야욕은 국민을 우롱한 모욕임을 지적하고 있다.

100
주년 기념행사는 역사 인식 보은의 이름하에 약식의 거리에서 반세기 주둔에 대한 우정의 재조명을 분수에 맞게 조촐한 기념으로도 끝날 수 있었다. 시민 정서에 부합하지 못하는 치적 업적 입지 욕망을 채우기 위해 거총자세로 동원한 군림적 문화 행사를 추진한 과오를 두 번 다시 되풀이 해서는 안 된다.

월링턴용사들은 지도자가 결코 화려한 기념을 빙자로 한 입지’(立地)욕망을 조명탄 속에 정치적 스펙트럼화 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들이 이 땅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던진 것은, 오로지 대한민국 국민들이 투철한 역사 인식 속에 과거 동족상잔의 아픈 역사를 상기하여 자유민주주를 철옹성처럼 지켜 나가되, 보은의 재조명은 불멸의 역사 속에 영원히 한국인의 가슴에 기억되어 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이쯤이면 관리감독 책임을 소홀히 한 청지기시의원들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으니 행복도시 가치를 망가트린 그 잘못에 대해 시민들이 민주주의 이름으로 내미는 포청천의 물고를 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월링턴용사들이 바라는 보은의 댓가는 화려한 과시 전시 입지 목적을 위한 5억 여 원의 잔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역사의 공든탑을 무너뜨리지 말고 모든 국민의 기억 속에 위대한 용사의 이름을 영원히 빛나게 하는 불멸의 재조명을 바라고 있다.

머리 숙여 성조기의 깃발을 입김으로 휘날리게 할 것이 아니라, 내일의 노스텔지어기억의 손수건에 혈맹의 온기를 아로 새겨 위대한 기념비적인 용사들의 이름이 가슴으로 통일되어 불려 지기를 바라고 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