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의 5대 원칙
상태바
인사의 5대 원칙
  • 권영일
  • 승인 2017.06.30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영일 논설위원·신한대학교 교수


필자가 중학교 다니던 시절 요즘 말로 금수저 출신의 친구가 있었다. 외모만 보더라도 부티가 줄줄 흐르는 그 친구는 궁티 나는 일반 친구들과는 다른 행동을 보여주었다.

수시로 매점에서 땅콩버터 샌드위치나 기름기 좔좔 흐르는 고로케를 사서 친구들에게 던져 주었다. 싸움을 잘하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는데 이 친구 돌발행동에는 흔히 말하는 짱이라는 친구들도 시비가 없었다. 그런데 이 친구의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는데 바로 성적이었다.

집에서 나름 공부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었지만 성적이 고민이던 이 친구는 시험 간간히 도우미들의 부정한 도움을 받곤 했다. 무서운 선생님이 들어 오셔서 도우미의 도움을 못 받은 시험이 끝나면 눈물을 보인 적도 있었다.

필자도 몇 번 그 친구의 도우미 역할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런 친구들이 학급의 반장이나 회장선거에 나서지는 않았다. 본인 스스로가 반장이나 회장이 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때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 세금 탈루, 논문 표절,’ 5대 중대 비리를 저지른 사람은 고위 공직자에 임명하지 않겠다고 공약을 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5대 비리를 비롯한 중대 비리자들의 고위공직임용 배제원칙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와 깨끗한 공직문화를 위해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지나치게 이상적인 공약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현 정부 국무총리 인준 때부터 이 공약이 문제가 되기 시작하더니 이전 정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거의 유사한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실 국민들은 이전 정부와는 다른 흠결없는 인사들이 임용되기를 바랬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우리국민들의 바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 주변에는 없는 사람들이 권력자들 주변에는 항시적으로 있나보다 하고 생각하니, ‘그들만의 리그가 생각나 씁쓸했다.

인사문제와 관련하여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빵 한 조각과 닭 한 마리에 얽힌 사연이 다 다르듯이 관련 사안을 들여다보면 성격이 다 다르다고 하면서 선거 캠페인과 국정 운영이라는 현실의 무게가 기계적으로 같을 수 없다는 점을 솔직히 고백하고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사과하였다.

그러면서 임 실장은 5대 원칙에 대해선 특권이 없는 공정사회를 만들겠다는 분명한 의지의 표현이자 인사의 기본 원칙과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마땅히 그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높은 도덕적 기준으로 검증하고 있다고 했다.

한 술 더 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중진의원 모임에서는 문 대통령의 인사 5대 원칙폐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 5대 원칙 공약에 대해 “5대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남불내로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우스개 소리이다. 국민들은 정의로운 사회와 깨끗한 정부를 외치며 국민의 소리를 소중히 받들겠다는 문재인정부의 공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입장이 바뀌었다고 남과 내를 바꾸지 않기를 희망한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