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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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DNA
  • 남궁랑
  • 승인 2017.03.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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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랑 논설위원·경복대 세무회계과 교수

며칠 전 우리는 다소 색다른 3.1절을 맞이했고 앞으로 2년 후에는 100주년을 맞이한다. 비록 10도 안 되는 작은 국가이지만 G20에 가입된 국가 중 GDP규모가 세계 12위이며 세계무역 8강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기미년 3.1운동 때 온 국민을 하나로 묶었던 유관순의 태극기가 얼마 전 3.1절에는 이쪽 태극기와 저쪽 태극기로 갈라져 있음을 보았다.

한 쪽은 나라를 바로 잡겠다는 선의로 광화문 거리를 행진하면서 헌재 결정이 이들의 뜻에 반하게 되면 혁명의 길로 나선다하고, 또 다른 한쪽은 나라를 구출 하겠다라는 선의로 태극기를 들고 거리를 행진하지만 역시 이들 뜻에 반하는 결정이 내려지면 아스팔트에 피를 칠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른바 2대의 차량이 마주보며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치킨게임 양상인 것이다.


더구나 4.19 5.18 6.29 등 지금까지 우리 현대사를 바꾼 시위문화는 민()과 권()의 충돌이었으며, 궁극적으로 민이 승자가 되었지만, 작금의 시위는 이와는 달리 민 대 민의 충돌로 이어져 승자는 없고 모두 패자가 될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북한은 계속해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위협하고 있고 초기 사드배치 논의에 여야분열로 미적거리는 태도는 중국의 헛된 환상을 불러 일으켜 한국 기업들에 차마 거인이기를 거부하는 보복조치를 공공연히 자행하고 있으며,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은 집요하게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형국이다.

국가영토가 작으면서 천연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국제무역에 집중하면서 세계3위의 경제영토를 자랑하지만 영국의 브렉시트나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에 의한 보호무역이 강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시점이지만 지도자의 상처 내지 국가 집중력 부족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지 참으로 안타까운 사상초유의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또 해내야 한다. 홍익인간의 인본주의와 불굴의 정신으로 무장한 공동체의식이 우리의 강점 아닌가? 다시 하나이어야 한다. 법치를 통해서 하나가 되어야 하고, 헌재를 존중해서 법치를 이루어야 한다.

헌재는 오랜 군사정권체제를 혁파한 1987년 시민혁명의 산물로서 상징문양은 헌법을 수호함으로써 국가의 근본을 굳게 지키고 든든하게 받쳐줌을 표현하고 있는 기관이다. 비록 민 대 민의 충돌이지만 헌재 결정을 거부하는 건 헌재가 탄생한 역사를 부정함과 동시에 법치를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제는 시스템적으로 법을 초월하려는 제왕적 통치자가 군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며, 지배층의 유전무죄 관행과 법전을 모두 암기한 법 기술자들도 법치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냈으니 어떻게 되겠지 하는 무신경은 담대함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다.

이 쪽이든 저 쪽이든 헌재 결정을 존중하여 하나가 됨으로써 다시한번 성숙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겨울은 끝나가지만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 양분되었던 태극기가 하나가 됨으로써 우리는 봄을 맞을 것이며, 대한민국의 산하가 더욱 푸르러 질 것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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