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Violence)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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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Violence)에 대하여
  • 신명기
  • 승인 2014.09.3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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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응급실 침대에 남아있는 너를 보며 엄마는 하얗게 세상이 정지된 착각 속에 빠져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이는 얼마 전 군대 내에서 가혹행위와 구타 등으로 사망한 윤 모 일병의 어머니가 죽은 아들을 떠나보내는 추모제에서 읽은 편지 내용이다.

21세기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지만, 인간의 폭력적 행동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뿌리가 깊다. 폭력이란 타인에게 신체적, 심리적 공격을 하는 모든 문제행동으로, 구타, 폭언, 성추행, 기타 가혹행위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폭력 행동의 형성 원인으로는 타고난 유전적 기질, 과다한 남성호르몬 분비 등 생리적 이상 현상, 어릴 때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 폭력적 가정환경, 폭력 수준이 점차 높아져 버린 TV나 컴퓨터의 게임 그리고 이전에 폭력의 피해자가 나중에 자신도 가해자가 되는 경우 등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폭력행동을 자주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조절력(통제력)의 저하, 낮은 자존감, 충동적 성향, 타인의 감정(고통)을 공감하는 능력의 부족, 피해의식적 사고, 억압된 분노, 욕구불만 등이 있다.
특히 이러한 특징을 지닌 사람들이 아직도 폐쇄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군대조직 사회에서 자신의 계급을 내세워 상상하기도 어려운 폭력적 행동을 하여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까지도 끔찍한 고통을 겪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폭력의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동안 감춰졌던 군대 폭력이 온 국민을 경악케 하고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들은 군에간 아들 걱정으로 힘들어 해야 했다.

어느 곳에서나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혹시라도 폭력이 발생한 경우에는 폭력을 당한 피해자나 그들의 가족 그리고 폭력을 일으킨 가해자 모두 적절한 심리(정신)치료가 반드시 필요하겠다.

프랑스 철학자 샤르트르는 폭력이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 쓰는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 모두는 폭력을 쓰기에는 아직도 너무나 많은 것을 갖고 있다고 항상 기억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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