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 고교평준화’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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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 고교평준화’가 돼야 한다
  • 김기만
  • 승인 2013.02.05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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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의정부시에 고교 평준화가 도입, 시행되는 첫해다. 의정부시 11개 고등학교의 입학정원은 총 4692명이다. 지난해 12월 희망학교별 지원결과 예상했던대로 입학정원에서 100여명이 미달됐다. 일각에서는 “당초 우려했던 것 보다는 ‘선방’ 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우선 의정부시내 중학교에서 고양외고, 동두천외고 등 특목고에 합격해 입학을 기다리는 학생을 제외하더라도 최근 명문고로 급부상하고 있는 공립형 자율고인 청학고(157명), 삼숭고(118명), 와부고(40명) 등으로 총 315명의 우수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빠져나갔다.

반면 의정부학군에 원서로 낸 학생은 동두천(183명), 포천(14명), 구리․남양주(8명) 등 205명으로 평준화 시행 이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더군다나 평준화 실시 이전에는 인근 양주, 포천, 동두천시 등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의정부로 많이 들어온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평준화 시행으로 선발방식이 추첨으로 변경됨에 따라 더 이상 이들이 원하는 고교에 입학할 수 없을 뿐더러 소위 말하는 의정부의 남녀 명문고에 대한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 출신지역에 남거나 서울 등 타지역으로 진학해 버린 결과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의정부시내 중3 학생들의 평준화에 대한 인식이다. “어짜피 떨어지지도 않고 모두 들어갈 수 있는데 공부해서 뭐하나”, “희망학교만 잘 찍으면 된다”는 식으로 각인되어 수업보다는 놀자는 분위기를 바뀌어 공부하려고 하는 학생들까지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학교는 공부하려고 하는 학생들에게만큼은 면학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 아울러 공부하기 싫어하고 예체능에 재능과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그쪽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고교평준화’라는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남은 숙제는 시행착오 기간을 줄여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의정부시와 교육지원청 그리고 일선 학교는 진정으로 머리를 맞대고 심사숙고해 각 학교의 면학분위기 조성 방안과 다양한 학습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인재 유출을 막고 오히려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이 몰려오는 진정한 ‘혁신교육도시 의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하향 평준화’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기우’가 아니기를 바라며, 학력의 ‘상향 평준화’로 앞으로 의정부가 경기북부지역의 수부도시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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