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과 국가자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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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과 국가자격증
  • 한북신문
  • 승인 2023.06.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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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필자는 노숙인들의 사회복귀를 위한 의료나 생활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넝마주이’, ‘근로재건대’라는 용어가 익숙한 세대이다 보니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복지사업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만 2년을 함께 지내다 보니 형님 같고 동생들 같아서 너무 친숙하고 애달프다. 요즘 이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자활방법에 대하여 많은 고민하고 있다. 현재 이들에게 제공되는 자활사업은 환경정리와 방역 등으로 제한되어 있다.

하천변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 공원과 전철역 광장의 청소와 방역을 하고 있으며, 가끔씩 각 동의 주민센터에서 신청하는 주거취약가정의 청소와 소독 등도 간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기존의 많은 직업들이 없어지고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현재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휴먼서비스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이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요양보호사’이다.

대학 강단에서 수업을 진행할 때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 등을 언급하면서 인생의 보험이자 노후대책으로 생각하고 교육을 받아 필히 취득을 해 놓으라고 권유하곤 했다.

2007년 노인장기요양보호법이 제정되고 시행되면서 만들어 진 것이 요양보호사이다. 이는 고령이나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신체활동이나 가사활동 등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직업이다.

전문 교육원을 통해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으며 2008년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면서 그 수요가 늘었다. 업무는 노인의 일상생활을 돕는 것이 주를 이루어 구체적으로는 입욕과 배설, 운동 등을 보조하게 된다.

활동처는 찾아가는 서비스인 ‘재가요양보호센터’와 낮 시간동안 일상 케어를 제공하는 ‘주간보호센터’, 그리고 24시간 거주하는 생활시설인 ‘요양원’이 있다.

다음으로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이다. 이는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혼자하기 어려운 중증 장애인에게 활동 지원 급여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얼마 전 TV에서 1981년도에 시행된 삼청교육대에 대해 방영된 것을 보았다. 그 때에는 전혀 시국과는 관심이 없는 시절을 보낸 관계로 그냥 동네 깡패들을 잡아 어디론가 보내고 국가가 국민을 위해 평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특히 1988년도에 개최될 서울올림픽에 우리나라를 방문할 외국인들에게 비쳐질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때 언급되었던 대상이 ‘부랑인’이란 이름이었고 현재는 ‘노숙인’이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여전히 우리 곁에 존재한다. 이들은 특수한 계층으로 가장 어둡고 그늘진 생활을 하고 있는 중으로 우리와는 전혀 별개의 부류로 취급하면서 생활에 필요한 끼니와 잠자리, 그리고 최소한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서비스만을 제공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전혀 우리네와는 완전 별개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방인 취급을 하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이들에 대한 처우는 말 그대로 사회복귀를 위해서 주거를 지원해 주며, 하루 세끼 먹거리만 제공하면 되고, 건강해야 하는 관계로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만 제공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들 또한 우리와 별 다름없는 인간이다. 고로 이들 또한 우리가 갖고 있는 문화 속으로 들어 와 함께 살아야 한다. 노숙인이라 해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따라서 우리가 누리고 있는 세상에서 함께 할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오늘 한 분이 요양보호사교육원에 주말반으로 등록을 하고 열심히 수업을 듣고 계신다. 그리고 3월 중순에는 두 분이 야간반으로 등록을 준비하고 계신다. 이와 별개로 우리 센터에는 두 분이 인터넷으로 사회복지사 자격과정을 수강 중이시다. 3개월 후에는 세분이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할 것이다. 그리고 내년 3월이면 두분이 사회복지사로 활동하고 계실 것이다.

우리의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한 아우성과 몸부림이다. 노숙인이 아닌 박OO, 정OO, 이OO이란 이름으로 우리 곁에서 땀 흘리고 웃고 즐기는 그 날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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