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 선(善)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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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 선(善)이어야 한다
  • 남궁랑
  • 승인 2015.03.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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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랑 경복대학교 교수


내부고발자란 조직 내부 혹은 외부의 부정 거래나 불법 행위, 비 도덕적 행동 등에 대한 정보를 신고하고 공개하는 사람으로, 단순히 자신이 살기 위해서 남의 허물을 일러바치는 밀고자가 아니라 공익을 위해 제보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크건 작건 간에 내부 고발 및 이와 유사한 사례는 점증하는 추세이다. 1987년 민주화 운동 이후 우리 사회에 불어온 자유의 바람이 더욱 기폭제가 되었는 바, 이문옥 당시 감사원 감사관은 재벌기업의 업무무관 부동산 보유비율이 발표(1.2%)보다 훨씬 높은데도(43.3%) 재벌의 로비로 감사원 감사가 중단되었다는 사실을 폭로했으며, 모 그룹의 법무팀장이었던 김용철 변호사가 당해그룹 차명계좌 50억원 비자금을 폭로하기도 하였다.

이 뿐 아니라, 14대 총선에 앞서 진행된 군 부재자 투표과정에서 투표부정을 폭로한 이지문 중위 사건과 여당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자신이 직접 관권 부정선거를 주도했다고 주장한 한준수 연기군수, 학생운동을 하다가 국군 보안사에 파견되어 군생활을 해오던중 군 보안사가 당시 야당 수뇌부 정치인 등 민간인들에 대한 정치사찰 및 동향파악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던 윤석양 이병 사건 등이 이어져 왔다.

이 중 이문옥 감사관과 이지문 중위는 기나긴 법정투쟁끝에 무죄판결을 받아 힘들게 복직되었지만 윤석양 이병과 한준수 연기군수는 소송에서 패소하였다.

매경이코노미(제1677호 기사)에 의하면 1990년 이후 대표적인 내부 고발 사건 36건 가운데 비리 혐의자가 선고유예를 받은 것은 12건에 불과한 반면 내부 고발자 45명 가운데 20명이 공익신고 당시 파면·해임되어 비리를 고발한 사람이 되레 큰 피해를 본 셈이라고 했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내부고발자를 바라 보는 시각과 제도는 낮은 수준이어서 내부고발이 '정의'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한다. 따라서, 내부고발자를 철저히 보호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내부 고발자가 불이익을 당하면 조직의 암 덩어리들은 계속 커질 것이고 결국 암이 조직을 먹어 치울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나게 만든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 내부고발자가 당시 FBI 간부 윌리엄 마크 펠트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33년 그것도 타인이 아닌 본인 스스로에 의해 밝혀졌다는 사실이 미국을 투명한 사회로 만든 원동력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보다 투명해지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려면 더 크고 우렁찬 내부 고발의 휘파람 소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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