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공존방식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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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공존방식에 관하여
  • 한북신문
  • 승인 2024.06.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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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사회복지학을 강의하면서 인간이 공존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살펴보고 전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금년부터 한국사회복지역사학회 회장을 역임하기 시작하면서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5월 둘째 주말에는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일본사회사업사학회 52회 정기학술대회에 참가하여 축사와 더불어 소논문을 발표하였다. 한중일 3개국이 함께 사회복지역사를 공유하면서 탐구하고 발표하며 상호발전 하는 계기로 삼자는 구체적인 MOU를 체결하기도 하였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국이면서도 아시아에서 경제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사회복지방향을 유럽의 국가들을 모델로 삼고 추진해 왔다. 그러다 보니 관련학회 창립 52주년을 맞이하며 50주년을 축하하는 학술대회를 3회째 지속하고 있었다.

중국은 가장 늦게 참여하였고 우리나라는 내년에 학회 창립 10주년을 맞이한다. 사회복지역사를 연구하다보면 인류가 생존하기 위하여 어떻게 함께 노력해 왔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고대에는 자연재해나 의식주 해결을 위해 상부상조하는 삶을 공동체 가운데에서 자연스럽게 행하게 되었다. 중세에 이르면서 서양은 교회가 헌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근대에 이르러 교회가 쇠퇴하고 왕권이 강화되고 시민사회의 권리의식이 향상되면서 국가가 세금으로 어려운 사람을 돌보는 일을 시작하였다. 물론 국가에게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는 꾸준히 상부상조의 전통을 이어서 서로 돌보는 삶을 살아왔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그리고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제도가 점진적으로 발달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에게 국권을 빼앗기면서 국가적인 흐름이 단절되기에 이르렀다. 일제 36년 시기 중 조선구호령(1944)이 제정되기는 했으나 일본의 패망으로 시행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국가는 어려운 국민을 돌 볼 수 있는 여건이 전무했다. 결국 외국의 원조기관이 전쟁고아와 피해자를 돌봐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수립한 이후 꾸준히 우리나라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대부분 기독교인들로 구성된 외국의 원조기관(외원기관)들은 점차 한국사회를 떠나게 되었고 그 자리를 우리나라의 기독교인들이 계승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민간사회복지분야 중심으로 상부상조 해오다가 국가가 사회보장관련법들을 하나 둘씩 제정하면서 국가의 개입이 점차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사회복지를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에게 주는 혜택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인식을 바꾸어야만 한다. 사회복지는 특정 어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서로 상부상조하며 공존하는 이상향이며 그 방법을 설계하고 실천해 가는 것이다. 즉 모두가 관심 갖고 공동으로 함께 만들어가야 할 우리 모두의 생존방식인 것이다.

정부는 세금으로 일반사회는 세금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후원금으로 우리들만의 공존방식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지역사회 단위로 지속가능한 우리 모두의 공존방식을 새롭게 창조해 나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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