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수주가 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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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전 수주가 주는 의미
  • 한북신문
  • 승인 2024.09.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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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김남용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김남용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체코 정부는 신규 원전 2기를 짓는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을 선정했다. 이 사업은 체코가 원전 총 4기를 새로 건설하는 것으로, 국내 원전업계 추정 사업비만 30조 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하여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이 된 이후 15년 만에 한국형 원전 수출 도전에 성공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1982년 프랑스 원전을 도입해 한울 1·2호기를 지었다.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유럽에 원전을 수출하는 국가로 우뚝 선 것이다.

최근 호주 보병전투차량 장갑차 경쟁에서 독일을 이긴 충격이 가시기 전에 유럽 안마당에서 프랑스마저 원전 수주에 실패함에 따라 유럽국가들이 한국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정부는 이번 수주를 기회로 체코 신규 원전 수주로 잃어버린 한국형 원전 생태계를 회복하고 약 100여개에 이르는 원전 관련기업체가 활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체코 원전 건설 사업 수주가 미국 원전기업인 워스팅하우스사에게 발목을 잡혔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의 APR1000과 APR1400 원자로 설계는 웨스팅하우스가 특허권을 보유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며 자사의 허락 없이 수출할 수 없다는 내용의 진정을 체코 정부에 제출했다. 한수원은 체코 원전 정식 계약 시한인 내년 3월까지 웨스팅하우스와의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 5대 원자력 강국’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직까지 원자력 발전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

체코 원전 건설 사업은 약 15년 동안 진행되는 장기 사업이며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전 세계적인 관심사인 기후변화와 자원위기가 현실적 위협으로 대두되면서 원자력이 에너지·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원전이용 확대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원전산업이 저탄소 녹색성장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향후 수출을 염두에 두고 원전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 모듈식 원자로) 등 다른 영역으로의 기술 확산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체코 원전 수출을 계기로 K-원전이 K-반도체, K-자동차, K-조선의 뒤를 이어 또 하나의 중요한 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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