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은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 제나라의 명재상으로 제(齊) 영공(靈公), 장공(莊公), 경공(景公) 3대를 섬기며 절약 검소하고 군주에게 기탄없이 간언한 것으로 유명하였다.
안영의 키는 ‘여섯 자(尺)가 되지 않는다’라고 사서에 기록되어 있다. 주나라 때 한 자(尺)는 22.5cm였으므로 여섯 자라야 135cm이니 안영은 키가 140cm도 채 되지 않는 단신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작은 체구에 커다란 용기를 갖추고 있어서 항상 사직(社稷, 국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왕에게 거침없이 간언을 하였다.
그는 온 국민의 절대적인 인망을 받고 있어서 군주조차도 안영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안영은 대단히 검약하여 가죽바지 한 벌을 30년간 입었고 고기가 식탁에 오르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 정도로 매사에 솔선수범하였다.
하루는 궁 마구간지기가 실수로 경공(景公)이 아끼던 말을 죽이고 말았다.
분노한 경공(景公)은 즉시 그 마구간지기를 죽이라고 명령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안영이 달려가 왕을 만났다. “마구간지기는 과연 죽어야 마땅한 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그 경과를 한 번은 물어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왕이 마구간지기를 잡아오라 하여 심문을 하게 되었다.
심문이 시작되기 전에 안영이 마구간지기에게 먼저 호통을 쳤다.
“너는 죽어야 마땅한 세 가지 죄를 지었다. 우선 임금이 아끼던 말을 함부로 하여 죽게 하였으니 그 죄가 죽어 마땅하다. 둘째는 임금으로 하여금 겨우 말 한 마리 가지고 그 말보다 백배는 더 귀한 사람을 죽이게 만든 죄, 그리고 세 번째는 이 소문이 온 나라에 퍼져 임금으로 하여금 겨우 말 한 마리 때문에 사람을 죽인 옹졸한 임금을 만들어 버린 용서받지 못할 죄이다.”
이 말을 들은 경공(景公)은 안영의 말대로 비록 자기가 아끼는 고가의 말이기는 하나 단지 실수로 그 말을 죽였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함부로 처형한 옹졸하고 못난 왕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치솟는 화를 가라앉히고 그 마구간지기를 용서하고 만다.
안영은 현명한 간언으로 죽음에 직면한 마구간지기의 목숨을 구했고 이 소식을 들은 온 국민은 경공(景公)의 너그러움과 백성 아낌을 알게 되어 더욱 충성을 다하게 되어 훗날 현명하게 나라를 잘 다스린 군주로 널리 인정받게 된다.
사사건건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하는 족족 인사발령에 트집을 잡으며 온갖 희한한 법을 임의로 재정하여 통치권에 간섭하는 국회를 대통령이 좋은 마음으로 바라 볼 여지는 물론 없겠다.
윤대통령은 이제 노무현 前대통령이 “대통령 못해 먹겠다”고 대놓고 푸념한 그 심정을 아마도 십분 이해하게 되었을 것 같기도 하다.
본래 의회는 통치권자를 견제하고 그의 통치를 감시하려고 만든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심사가 불편해도 국회개원식에 대통령이 불참하는 것은 정치의 정도(正道)가 아니다.
대통령을 대통령답게 만들 책임이 그 참모진에 있다면 그 참모들은 대통령에게 목숨을 내 걸고라도 바르게 간언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이들과는 다른 대통령의 금도를 보여줄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지금 이 혼돈의 시대에 정말 안영이 필요하고 그리운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