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힘, 중용 2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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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힘, 중용 23장
  • 한북신문
  • 승인 2021.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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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주 논설위원·글과생각 대표·문화공간 협동조합 이사장

 

3년째 새벽 4시 30분 즈음, 어김없이 카톡 알람이 울린다. 어떤 날은 그날의 다짐 같은 아주 간단한 한 줄이기도 하고, 어떤 날은 사진을 곁들인 안부이기도 하다. 어느 날은 축구에 관한 내용도 있고, 최근에는 새벽기도에 관한 내용이다. 동일 종교 신앙인이 아닌 경우에게는 거부감이 들 내용이겠으나, 꾸준히 이어진 행태 중 하나라 그 한결같음에 내용을 떠나 오늘도 일정한 시각에 보내온 문자에 절로 감탄한다.

내 주위에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정치인이기도 하고, 교육가, 사회사업가, 문화예술인, 행정가, 기업인, 각 분야 전문가 등 업종도 다양하다. 또 야심에 찬 다짐에 이어 이들이 보여주는 양태도 또한 다양하다. 의지만 있다면, 못할 일도 없어 보일 만큼 네트워크도 형성된다. 그럼에도 세상을 바꾸는 것이 몇 개인이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는 일임을 잘 알면서,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같은 일을 오랜 시간 지속해오는 이를 발견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너무도 작다, 중앙에 연줄도 없고 메인 스트림이 아니다, 폄하하며 핀잔하기는 일쑤이면서.

하찮게 여기는 작은 일조차 꾸준히 몇 년, 몇십 년의 세월을 두고 지속해본 적이 있을까? 세상을 바꾸겠다 다짐하며,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영역에서 작은 실천이라도 성실히 노력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생각하는 글이 있다. 이 글은 또 교육을 생각한다면 마음에 담아둬야 한다고 본다. 교육은 사람을 포기해서는 안 되고, 손절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된다. 그래서 스승의 자리가 어려운 것이며, 함부로 교육자라 칭하기를 경계해야 한다고 믿는다.

중용 23장. 其次致曲. 曲能有誠, 誠則形, 形則著, 著則明, 明則動, 動則變, 變則化. 唯天下至誠爲能化. (그 다음으론 작은 부분에서부터 극진히 하는 것이다. 그러면 작은 것이라도 誠이 있게 된다. 誠해지면 내면적으로 形成되고, 형성되면 외면적으로 드러나며, 드러나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감동시키며, 감동시키면 변하게 하고, 변하면 교화하게 된다. 오직 천하의 지극한 誠만이 교화할 수 있다.)

한북 신문이 창간 32주년을 맞는다. 누군가는 지방의 작은 신문사라 대수롭지 않게 여길지도 모르나, 어느 일방에 휘둘리지 않는 ‘언론’이 되겠다는 처음의 다짐을 갖고서 뚝심 있게 현재를 지켜내는 모습을 다시 본다. 그 세월을 버티며 지속해온 것도 대단하지만, 지역사회에 반영되어야 할 사업에 관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잊지 않고 거듭 관심을 놓지 않아 하나씩 결국은 해결해 나가는 그 묵묵한 힘을 본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성실히 실천해 나가는 것, 또 나와 같은 뜻을 갖는 사람들이 기꺼이 행동으로 동참하게끔 만드는, 사람을 감동시켜 움직이게 만드는 힘, “誠”. 한북 신문은 그렇게 이 세상을 바꾸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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