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누구인가?
상태바
한국인, 누구인가?
  • 한북신문
  • 승인 2021.10.02 0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궁랑 논설위원·경복대 세무회계과 교수

 

미래 예언가 존 티토는 머지 않은 미래에 한국의 영토는 동남아에까지 확장되며 일본은 한국의 식민지가 된다는 다소 황당한 예언을 한 바 있지만, 지금의 한국은 아시아 대륙의 한 귀퉁이에 단일민족으로 구성된 세계속의 작은 반도 국가이다.

일제 강점기와 전쟁을 겪은 후 피와 땀으로 짧은 기간에 한강의 기적을 이루면서 선진대열에 동참하려는 이 변화기에서 자신의 모습을 한번쯤 깊이 뒤 돌아보고 반석으로 삼음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다.

한민족, 한국인은 누구인가? 같은 혈통에 생김새도 비슷하고 유사한 행동거지를 보이며 한글을 공통의 문화요소로 사용하면서 남북으로 길게 뻗은 한반도에 집단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한(韓)’이란 멀리 삼국시대 이전 삼‘한’에서 시작하여 대‘한’제국으로 그리고 대‘한’민국으로 이어졌으며, 우리의 현행 헌법에도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해야 한다고 적고 있는 등 한민족에 대한 정체성 개념은 여러 곳에서 인지되고 있다.

한국인의 정체성, 무엇인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외국인들은 한(恨)과 정(情), 공존의식을 꼽는다. 보릿고개 시절부터 물질적 부족 등으로 발현된 한은 단순한 억울함이 아니라 영혼의 상처와 그 흔적이다.

어쩌면 그 한이 경제적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에도 지나치게 물질을 추구하게 만든 건 아닌가 한다. 매일 집값이 어떻고 연봉이 얼마이고 차의 배기량이 어떻고 등등 하루 대화중 절반을 물질에 대해 얘기한다. 천정부지 물질에만 집착하다보니 고단한 삶의 연속일 수밖에 없으며 행복은 내 것이 아니어서 국가 GDP가 12위인데도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59점으로 세계 58위에 랭크되지 않나 생각된다.

여행 중 차창에 비치는 서유럽 여러 국가들의 마을 모습은 골프장 같이 잘 정리된 푸른 잔디밭에 드문드문 살고 있는 인가의 모습이었다.

벌집처럼 모여사는 한국과는 상반된 마을 구조이다 보니 이웃간 정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개인주의화 되어 물질에 대한 경쟁심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가족단위 삶이 영위되면서 부를 추구하기 보다는 삶에 대한 의미와 가치가 보다 소박하고 여유 있는 삶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한다.

한국인의 정은 단순히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도 생기는 얇은 정이 아니라 상대와 치고받으며 밤탱이를 만든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가슴 속 깊이 드리우는 한과 같은 정이다. 또한, 상호간 정은 공존의식으로도 이어진다.

한국인의 공존의식은 살기 위해서 이어졌다. 한국인 특유의 공존의식은 국가에 대한 주인의식과 결합하여 강한 응집력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IMF때 금모으기 운동 그리고 광화문 촛불시위 등이 우리 사회에 정치, 경제적으로 기여한 정도는 세계사에서 찾을 수 없는 우리 민족만의 특성이 아닌가 한다.

세계속의 한국인! 한국인으로서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그것을 너무 고집하거나 다른 민족을 배척하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다. 정체성은 시대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며, 부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대 변혁기에 한국인의 정체성도 한번쯤 음미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