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피플과 카불공항, 강 건너 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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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피플과 카불공항, 강 건너 불인가?
  • 한북신문
  • 승인 2021.10.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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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 논설위원·상지대 대학원 안보학과 교수
논설위원 조용만.
논설위원 조용만.

보트피플(boat people)은 미국이 베트남의 통킹만 사건을 계기로 북폭(北爆)을 시작한 1964년부터 남베트남 정부가 붕괴된 1975년 즉 ‘제2차 인도차이나 전쟁’ 기간에 베트남을 해로(海路)로 탈출한 난민들을 지칭하는데 주로 1970년대 초반부터 해외로 도피한 망명자는 약 100만 명이고 정착지를 찾지 못하고 해상에서 죽은 난민도 약 5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1년부터 시작된 미국을 비롯한 동맹군과 탈레반 간의 전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2021년 8월 미군이 철수하자 이번에는 플레인피플(plane people)이 카불 공항을 탈출하기 시작하였는데 많은 사망자가 속출하였다.

비행기 날개와 창문 출입구를 붙잡고 탈출을 시도하던 사람들이 항공기가 이륙하자 떨어져 죽는 동영상이 전 세계를 강타하며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미국 등 각국의 막판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업이 긴박하게 진행되는 와중에 8월 26일 카불 공항 근처에서 자살폭탄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발사고가 발생해 미군 13명을 포함한 1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날도 카불 공항 주변은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 수천 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는데, 미국·영국 등은 카불 공항에 대한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의 테러 공격 가능성이 높다며 공항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목숨을 건 탈출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항공기 탈출이 막히자 이미 빗장을 친 주변국으로 막무가내 피난길에 오른 난민이 200만 명이라고 한다.

분단국의 통일사례를 보면 베트남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무력에 의한 흡수통일로 귀결되었고 예멘은 1990년에 남북이 통일헌법을 승인하여 통일이 실현되었지만 연방제 남북예멘 통일은 다시 내전으로 비화된 후 1994년에 북예멘의 무력 흡수통일로 귀결되었다.

독일만이 평화적 방법에 의한 흡수통일을 하여 우리의 귀감이 되고 있어 동·서독의 기능주의적 접근과 후에 구조주의적 접근을 통해 통일을 이룬 사례를 남한의 역대 정부도 교훈으로 삼아 왔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동·서독인의 불만은 누그러지지 않았고 그 후유증은 만만치 않다.

만일 월남이나 아프간에서처럼 남한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남북한 간에 월남과 같은 무력에 의한 흡수통일이나 예멘처럼 연방제 통일을 했다가 내전으로 비화된다면 베트남의 보트피플이나 아프간의 카불 공항 테러 같은 것들이 과연 우리에게는 강 건너 불일까? 카불 공항 근처의 테러 현장은 어린이, 노약자를 불문하고 무고한 주검이 흩어져 피투성이의 아비규환이고 여학교와 병원 등을 공격해 학생과 임산부, 간호사들을 잔인하게 살해하였다고 한다.

한반도에서도 6.25 전쟁 전후에 빨치산 유격대가 지리산 등에 숨어서 저지른 만행이 생각난다. 또한 탈레반을 풍자한 코미디언을 처형하고 아프간 전통가요를 불러온 민요 가수를 총으로 살해한 것이나 여성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에서 부르카의 가격이 10배나 뛰었다는 것을 보면 탈레반의 공포정치에 대한 우려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다른 나라를 위한 군사작전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는데 한반도가 핵을 앞세운 북한에 의해 무력 통일되거나 진보정권에서 선호하는 연방제 통일을 했다가 실패하여 내전으로 비화된다면 현재 아프간에서 자행되고 있는 극악무도한 공포정치가 남한 국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자기 고모부도 기관총으로 쏴죽인 김정은이다. 그래서 우리는 끝까지 남한에 의한 주도통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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