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중북부의 산업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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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북부의 산업경쟁력
  • 한북신문
  • 승인 2021.07.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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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논설위원
논설위원 권영일.
논설위원 권영일.

실리콘 밸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 남부를 이르는 말이다. 이 지역에 실리콘 칩 제조 회사들이 많이 모여 있었기 때문에 이와 같이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판교테크노밸리는 2004년 시작하여 5조 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간 경기도의 대표적 혁신 클러스터이다. 글로벌 IT· BT· CT· NT 중심의 글로벌 융복합 R&D 허브를 지향하고 기술혁신, 인력양성, 고용창출, 국제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등을 목표로 국가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조성된 경기도의 대표 산업단지이다. 필자가 이곳을 여러 번 방문하면서 경기북부에도 이런 첨단산업단지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러움과 시샘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경기북부지역 발전을 위해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산단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나름 여기저기 정책적 배려가 시도되고 있다. 하나 실상을 보면 정말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우려가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경기도는 2017년 IT(정보통신)·BT(바이오)·CT(문화)·NT(나노) 중심의 6·7번째 첨단 산업단지 ‘경기북부 2차 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지로 양주시와 구리·남양주시 등 2곳을 경쟁 후보지로 모두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세 곳의 사업비는 1조1000억 원 규모라고 발표되었다. 경기 중북부지역을 대표해서 양주시 남방동·마전동 일대 55만5000여㎡에 2635억 원을 들여 섬유·패션, 전기·전자 업종 중심의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한다고 한다. 판교에 비하면 비교가 안 될 예산이지만 옆 일산에 비해서도 반 밖에 안 되는 예산이다.

말로는 ‘경기북부가 접경지인 데다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로 산업적 낙후성을 면치 못했다고 떠들면서 부족한 산업 인프라를 갖춰 첨단도시 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다.’라고 하지만 정말 성공적인 테크노밸리가 만들어질 런지는 의구심을 털어 내기가 쉽지 않다.

그간의 경기 남·북부의 차별사례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2016년 경기 남·북부지역의 산업단지 현황을 보면 159개의 산업단지 중 경기북부에는 50개의 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수로만 보면 남부의 반 정도이다. 이중 경기 중·북부지역 즉 의정부, 양주, 포천, 동두천, 연천에는 21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이 숫자는 나름 이 지역에 산단이 지역적으로 고르게 분포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입주기업들의 생산금액를 비교하면 의정부, 양주, 포천, 동두천, 연천을 모두 합쳤을 때 경기도의 약 3%를 차지하고 있다는 슬픈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생산금액이 가장 높은 성남시와 비교하면 16%에 해당하고, 경기남부지역에서 그나마 적다고 판단되는 오산시에 반도 안 되는 상황이다. 갈 길이 멀어도 참 멀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경기북부를 발전시키기 위한 진정한 시발과 정책은 무엇인가? 숫자를 들여다보면 고민이 더 깊어진다.

산업단지 성공을 위해선 산업기술적 인프라 외에도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많다. 산업단지에 입주할 유능한 사람들이 유입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이들을 위한 정주여건이 향상되어야 한다. 또한 기업유치 못지않게 많은 자본투자가 몰려야 하는데 이를 국가와 지자체가 충분히 지원하고 감당할 수 있느냐이다. 대학과의 연계 역시 중요한 조건이다. 이와 같은 종합적인 정책이 더욱 절실히 요망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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