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보라매’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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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보라매’를 보면서
  • 한북신문
  • 승인 2021.06.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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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 4월9일 경상남도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생산공장에서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 출고식이 열렸다.

그동안 한국형전투기를 의미하는 ‘KF’(Korea Fighter) 뒤에 임시로 따라다니던 ‘실험’을 의미하는 ‘X’(eXperimental)를 완전히 떼어버리고 ‘KF-21’(별칭 보라매)이라는 ‘진짜 이름’도 생겼다.

KF-21 시제 1호기는 향후 최종 시험이 완료되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8번째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가 된다.

그동안 미국에서 들여온 전투기들은 우리 돈으로 사온 전투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마음대로 운용하지 못한 슬픈 사연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 도입한 전투기 운용 중 고장이 나도 핵심 부품을 건드리지 못한 채 일일이 미국에 문의하고 허락을 받아야 했다. 전투기 부품 수리비는 물론 성능 개량비용도 미국에서 ‘부르는 게 값’이었다.

KF-21은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우리 기술진이 주도했다. 그 과정에서 미국이 처음에 기술이전을 약속했으나, 그 후에 민감한 핵심기술이라 기술이전을 거부했던 능동전자주사 레이더(AESA), 탐색추적장치(IRST), 표적추적장비(EO TGP), 전자전 장비(EW Suite) 등 4대 항공전자장비와 기타 핵심장비들을 국산화했다. KF-21은 현재 719개 국내업체가 참여해 주요 구성품 100품목 중 69품목에 대한 국산화에 힘쓰고 있으며 주무부처인 방위사업청은 앞으로 있을 양산 과정에서 추가적인 국산화도 지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KF-21 한국형전투기 사업은 세계 최고의 전투기를 만드는 사업은 아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앞선 항공선진국들은 6세대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 F-21은 ‘4세대 전투기’와 적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5세대 전투기’의 중간인 ‘4.5세대 전투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F-21 출고가 갖는 의미는 우리 전투기의 독자 플랫폼(platform)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그 플랫폼 기반 위에서 우리의 의지와 기술로 공대공 및 공대지 미사일도 개발하고 향후 지속적으로 전투기 성능 개량도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갖는다.

향후 KF-21은 모두 120대가 배치될 예정이다. 처음에는 공대공 전투 능력만 보유한 블록1 버전(Block1 Version)이 2026∼2028년에 40대 생산되고, 그 후 성능 개량을 통해 공대지·공대함 능력을 보유한 블록2 버전(Block2 Version)이 2032년까지 80대 배치될 예정이다. 2030년대 초부터는 추가 성능 개량을 통해 미국을 통해 도입되고 있는 F-35A급의 스텔스기로 발전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개발진의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국민적 응원이다. 대만과 이스라엘이 각각 경국(經(덧말:경)國(덧말:국)) 전투기와 라비(Lavi) 전투기를 개발하고도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양산을 포기한 사례를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KF-21 전투기를 기반으로 하루빨리 기술을 보완해 5세대, 6세대의 스텔스 기능과 무기 장착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인도네시아와의 분담금 문제도 원만히 해결돠어, 향후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KF-21 전투기를 개발한 우리의 연구진과 기술진, 관계자들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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