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강의를 다시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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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강의를 다시 시작하며
  • 한북신문
  • 승인 2021.04.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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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코로나19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작년에도 비대면 강의로 1년을 보냈는데, 2021학년도 신학기에도 신입생들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강의를 비대면 온라인 강의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강의는 교수들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주의 동영상 강의자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고, 자료들을 편집하여 강의자료 콘텐츠로 만들고, 만들어진 강의자료 콘텐츠들을 녹화하여 서버에 올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만약 오프라인 강의였다면 강의시간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간을 때웠지만 온라인 동영상 강의 및 실시간 화상강의는 절대적으로 빈틈없이 시간을 맞추어 진행해야 한다.

사이버대학이나 방송통신대학에서는 온라인 강의 자료를 만들기 위한 각종 기자재, 스튜디오, 전담 인력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일반 대학에서는 혼자 강의자료 수집 및 편집, 기획, 강의 콘텐츠 작성, 멀티미디어 효과 삽입 그리고 영상 편집까지 그야말로 하나의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녹화할 시간에는 연구실 문을 걸어 잠그고 핸드폰 및 각종 소리를 없애고 연구실 문에 ‘녹화중’이라는 메모를 붙이고 작업해야 한다.

작년에는 그렇게 한 주, 한 주… 정신없이 일 년이 지나갔다.

그동안 교육부가 못한 교육 개혁을 코로나19가 하고 있다는 자소적인 얘기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는 저출산과 합쳐져 기존 대학교의 모든 교육관련 시스템을 완전히 변화시킬 것이다. 향후 대학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환경으로의 변신을 해야 한다.

아마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온라인 강의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오프라인 중심의 교육환경에서 온라인 교육환경으로의 변환이 불가피 할 것이다. 대학이 하나의 거대한 스튜디오로 변하는 상황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정해진 시간에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얼굴을 맞대고 하는 오프라인 강의에서, 수용자 중심의 비대면 강의 중심으로 바뀜에 따라 교수들의 역할도 온라인 강의자료 콘텐츠 제작 및 상담 등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대학은 캠퍼스 없는 미네르바(MINERVA) 대학처럼 수업은 오로지 온라인 화상으로만 진행되며 각기마다 여러 나라로 이동하면서 진행하는 교육시스템도 등장할 것이다. 학생들을 등급제도 평가하지 않고 오로지 토론과 수업을 통해서 성취도 평가를 진행하여 학생을 평가한다. 지원할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 누구나 가능하며 다른 미국대학처럼 SAT나 ACT 성적이 필요없이 비교적 쉽게 지원할 수 있으나 하버드 대학보다 더 입학하기 어렵다. 미네르바 대학은 미래의 대학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혼자 생각해본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고 있는 온라인 강의자료 만들기는 나 스스로 강의를 살펴보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은 거울에 비친 모습이 아니라 다른 이의 눈에 비친 모습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이라는 볼테르(Voltaire, 1694-1778)의 말이 더욱 실감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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