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건에 침묵하는 의정부 단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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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사건에 침묵하는 의정부 단체들
  • 김기만 기자
  • 승인 2021.03.16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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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김기만 캐리커쳐.
편집국장 김기만 캐리커쳐.

지난해 9월 의정부 소재 A종합복지관에 근무하던 20대 사회복지사가 A종합복지관 관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세상에 알려진 성추행 사건은 지역사회의 여론이 악화되어 그해 10월말 가해자인 A복지관 관장이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관장직을 사임했다. 그리고 의정부시가 지난해 11월1일 A종합복지관의 수탁기관인 U복지재단에 위탁관리운영 해지를 통보함으로써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의정부시 U복지재단 대표이사의 성추행사건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지난 3월8일 의정부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근절을 위해 제대로 된 재발방지책 마련 및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 전체에 대해서 전문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하면서 A종합복지관장 성추행 의혹 사건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와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앞서 성추행 의혹으로 지난해 퇴출된 A종합복지관 관장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지난 2월28일 결국 U복지재단 대표이사 자리를 사임했다. 이번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직접 관련이 있는 의정부시사회복지사협회, 의정부시사회복지협의회 그리고 여성단체, 의정부시의회 7명의 여성시의원 등등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철저한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입장문 또는 성명서 발표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입장문 발표가 그렇게 힘든 것인지, 아니면 보이지 않는 권력자의 힘에 눌려서 다들 눈치만 보고 있는 건지 되묻고 싶다.

물론 의정부시사회복지사협회장이 지난해 개인 SNS(페이스북)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번 사회복지계에 있었던 불미스런 일에 대하여 죄송합니다. 기관장 사임이라는 1차 결과가 나왔습니다. 협회 차원의 재발 방지를 위한 또 다른 방법을 모색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는 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법적 시시비비는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결정이 나겠지만 최소한 직·간접적인 단체 및 여성단체에서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입장문 정도는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인권과 권익을 지켜야 하는 사회복지사들을 관리하는 직책에 있는 관장이라는 분이 사회복지사의 첫 발을 내딛는 초년생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항의하는 초년 사회복지사를 소속기관에서 조직적으로 회유, 협박했다는 것은 재앙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직장에서도 미투 등 성추행에 대해 용서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인데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쉬쉬하며 넘어가려 한다는 것은 사회복지인으로 창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회복지사 A씨의 일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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