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으로 끝내고 싶은 중언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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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으로 끝내고 싶은 중언부언
  • 한북신문
  • 승인 2021.0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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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논설위원
권영일 논설위원.
권영일 논설위원.

최근 모방송에서 방영된 뉴스 뒷얘기를 전하는 내용이 많은 사람들의 공분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50대 여성 관리사무소장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는 이야기다. 관리소장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말을 듣지 않아서 난 사고라고 한다. 입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더 살기 좋은 단지를 만드는데 열의를 내달라고 뽑아 놓았는데 이분은 관리소장에게 갑질 권한을 준 것으로 착각을 한 모양이다. 얼마 전 서울 우이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여러차례 갑질 폭행을 가해 이 경비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하였다.

아파트 관리소장을 종놈이라고 비하하며 욕지거리를 해대는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의 사건도 별반 다르지 않다. 관리소장과 입주민 대표 사이에 갈등이 보도된 것은 이번만은 아니다. 아파트 관리소장이 업무 스트레스나 민원 압박으로 목숨을 잃는 사건은 지난 10년간 10건, 해마다 1명씩 숨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2021년에는 이런 일 없길 희망한다.

이용구 법무차관이 취임 전 술 취해 자기를 깨우는 택시기사를 폭행하였다는 뉴스는 특권에 찌들어 사는 사람들의 무의식의 발로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후보자의 4년 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시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두고 피해자 탓을 강조한데 이어, 공유주택에 사는 사람들을 “못사는 사람들”이라고 무시한 발언 역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런 류의 공직자들은 나름 국가와 공공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데 깜도 안 되는 일들로 억울하게 공격당하고 있고 자신들의 공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다는 분함이 갑질 혹은 막말로 표출되는 것이다. 2021년에는 이런 일 없길 희망한다.

공수처 설치 등 권력기관 개혁은 국민과 시대가 요구하는 여망이다. 권력기관들이 상호 견제하고 균형을 이루면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모습이야 말로 국민입장에서 보면 정말 좋은 일이다. 그러나 작금의 사건들은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여당의 주장이 맞는지 검찰을 편드는 야당이 맞는지 헛갈려 하며 국민들이 불편해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 검찰과 야당이 서로가 잘못했다고 비난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들은 서로 똥 뭍은 개가 겨 뭍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다. 2021년에는 이런 일 없길 희망한다.

피해자들에게는 언급하는 것조차 미안한 일이지만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의 갑질 성추행사건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조선시대라면 모를까 현재를 사는 사람으로서는 정신이 온전하지가 않은 상태라고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2021년에는 이런 일 없길 희망한다.

최태원 SK회장 사촌동생인 최철원 마이트앤메인 대표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차기회장으로 당선된 일도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최철원 대표는 영화 ‘베테랑’의 소재가 된 맷값 폭행사건을 일으켜 국민적 공분을 산 인물이다. 나름 대한아이스하키인들의 고민이 있었겠지만 스포츠가 갖는 정신과 본질에는 거리가 먼 결정이다. 2021년에는 이런 일 없길 희망한다.

중앙정치의 민주화는 어느 정도 이뤄냈지만 그 밖의 분야나 평범한 사람들이 겪고 사는 사회구조에는 비민주적 요소와 갑질 행태가 만연되어 있다. 이는 우리의 사회 구조와 문화가 어떻게 개혁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2021년에는 이런 분야의 개혁이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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