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휴가와 안보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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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휴가와 안보의식
  • 한북신문
  • 승인 2020.10.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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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규 논설위원·여행작가

 

최근 현 법무부장관 아들의 평창올림픽 통역병 파견 청탁과 군휴가 연장 의혹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그런데 이런 사람을 안중근 의사에 비유해 그 분의 명예뿐만 아니라 국방의 의무에 대한 공정성마저 훼손하고 있다.

필자는 1987년 9월30일 호원동 306보충대로 현역입영하여 사흘 뒤 관인 6사단 훈련소에 입소하였다. 그곳에서 6주간 훈련을 마친 다음 자대배치 받고 철원에서 GOP 철책 경계 근무를 서다 이듬해 5월 초 훼바지역(최전방 전투지역)으로 나와 동송읍 오덕리에서 전역 때까지 근무했다.

그런데 그 해 여름 부대에서 88서울올림픽 경비요원을 차출한다는 소식에 이어 대대에서 나를 호출해 서울 올림픽 기간동안 북한의 AN2기 기습에 대비해 5군단 예하 3,6,8사단 영문과 출신 병사 1명씩 선발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 결과 5군단 본부에 파견 나가 올림픽 기간 동안 방공실 Faar(전방지역 경보레이다) 화면 앞에서 1명씩 3교대로 비행물체 표적을 탐지하는 대공경계 근무를 섰다. 근무를 마치고 자대에 복귀하여 10월 하순 첫 휴가를 나왔다. 그때 대대장으로부터 휴가증을 받고 복귀 시간이 1초만 늦어도 탈영 처리되니 시간 엄수하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런데 이번에 전 여당 대표의 자식이라는 특권으로 무릎관절수술을 받아 전화로 휴가를 2회나 연장하고 실력 있는 자기 아들이 평창올림픽 때 추첨으로 통역병을 선발하는 바람에 탈락되어 불이익을 받았다는 주장이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이는 자칭 민주화운동 했다는 사람들이 자기 자식에게 병역의무에 대한 특혜를 누리게 해 위국헌신이라는 군인의 본분을 망각하게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요즘 부모가 군대간 자식의 고된 훈련에 대해 부대장에게 항의 전화하거나 김포에서 전방경계 근무자가 탈북자의 재월북도 모르는 등 군기강이 흐트러져 있다.

군의 안보 실상이 이러한데 과연 이들이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제대로 싸울 의지나 있는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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