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냄새와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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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냄새와 섹스
  • 한북신문
  • 승인 2020.09.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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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성 해성산부인과 원장

 

57세 여성이 질건조증 때문에 7~8년간 남편과 섹스리스였는데 최근에 남편이 그녀에게 질건조증을 해결하고 오라고 3개월간 졸라서 망설이다가 찾아왔다.

그녀의 남편은 젊었을 때 바람을 몇 차례 피웠다. 신혼 초에 그녀가 임신했을 때 어린 여자와 한 차례 바람을 피웠는데, 그녀는 죽기 살기로 남편의 외도를 막았다. 그리고 중년에 사업차 해외를 오가면서 외도를 하는 느낌을 가졌고, 최근 2년 전에도 남편의 지출 내용을 보면서 외도를 직감했었다. 꽃집에서 꽃도 사고 약국에서 비아그라도 사는 것을 보고 의심했는데 남편에게 아는 체를 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넘어갔다.

최근에 남편이 성관계를 하자고 하는데, 그녀는 거부하고 있었다. 남편에게 아예 그냥 나가서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얘기를 했다. “그 년하고 가서 살아, 대신 반품은 안 돼. 다시 돌아오면 안 돼”라고 얘기할 정도였는데 남편은 절대로 나가지 않고, 그녀 옆에 ‘껌 딱지’처럼 붙어있었다.

요즘 그녀가 드는 생각은 남편과 그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녀는 산부인과에 질건조증을 해결하러 왔다. 그녀에게 남편이 왜 그렇게 싫으냐고 물었다.

“남편의 외도 때문이에요?”

“그것도 있지만 남편의 냄새 때문에 성관계 하기가 싫어요. 남편은 매일 술을 마시는 데 특히 막걸리를 좋아해요. 적어도 막걸리를 3~4병 마시는데, 그 꼬리꼬리한 냄새가 너무 싫어요. 특히 이도 안 닦고 와서 덤비면 죽이고 싶어요. 저리 가! 라고 말을 하고 발로 차 버려요. 절대로 그럴 때는 성관계가 하기 싫어요. 깨끗한 남자와 살고 싶어요. 더러워 죽겠어요.”

“남편에게 얘기를 해 봤어요?”

“수도 없이 말했죠. 그런데 소용없어요. 술을 좋아하고 친구를 좋아하는데, 특히 막걸리를 좋아해서 매일 마셔요.”

“그런 날은 같이 막걸리를 마셔 보세요. 그러면 남편의 막걸리 냄새가 덜 거슬릴 거예요.”

“저는 술을 좋아하지 않아요. 특히 막걸리는 더 좋아하지 않아요. 술 냄새에 고기나 김치 같은 술안주 냄새까지 섞여서 너무나 역겨운데 왜 이빨을 닦지 않고 덤비는 거죠? 도대체 남편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내가 그렇게 싫다고 하는데 왜 그것하나 못 고치죠?”

“남편이 그 문제를 해결하면 남편의 성관계 요구를 들어주실 거예요?”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 냄새만 해결하면 참고 성관계를 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산부인과의사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이 술을 안 마신 날, 이런 실험을 해 보기를 권한다. 즉 나의 파트너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그리고 술안주, 고기, 김치, 마늘, 파를 먹게 하고 그녀와 키스를 한 번 해 보자. 키스 도중에 트림도 한 번 시켜보고 키스를 한 번 해 보자!

이 실험을 하고 나서 결과를 서로 얘기해 본다. 술을 안 마신 사람이 술을 마신 사람과 키스를 할 때, 특히 이도 안 닦고 키스를 할 때 어떤 기분인지, 그 냄새가 얼마나 역겨운지 직접 당해봐야 내 파트너의 고충을 알게 된다.

물론 남편은 이를 닦고 샤워를 하는 동안 흥이 깨지거나 발기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여자에게 청결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냄새 때문에 성관계를 계속 기피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두 사람의 성관계가 원만할 수는 없다.

꼭 당부하고 싶다. 냄새에 민감하고 반응하는 파트너를 두신 분이라면, 이 문제를 꼭 미리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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