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와 종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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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와 종교생활
  • 한북신문
  • 승인 2020.09.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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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논설위원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 간의 연결고리와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혼밥이라는 용어가 작금의 사회현상을 풍자하지만 혼밥보다는 여럿이 모여 식사하는 자리가 훨씬 즐겁다. 혼자 일하는 것보다 함께 일할 때 성과가 높아질 수 있고 목표에 더 쉽게 도달할 수 있다.

물론 누구에게는 혼자 식사하고 싶고 혼자 일하고 싶은 개인취향이나 사정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사회적 주장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을 정치적,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어떻게 해석되는가? 인간관계에 있어 네트워크는 매우 중요하다.

인간관계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삶의 질이 향상되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왕따는 네트워크 붕괴현상이다. 연결고리가 약해졌거나 끊어질 위기에 있는 것이다. 이 상황을 접하면 통상의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끼거나 무력감으로 심한 경우 삶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에는 자의적 타의적 힘이 모두 작동한다. 그러나 보통 사람의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타의적 힘이다. 즉 네트워크 안에는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유지시키는 힘을 발휘하는 기전과 이를 실행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힘을 거부하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 이상으로 힘든 일이다.

종교 내에서도 네트워크가 작동한다. 교회나 성당, 사찰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종교 내에서의 네트워크는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특히 대형교회로 성장하거나 유지하는 데에는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인 교세 확장 및 유지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종교집단 내에서 지도자의 힘은 네트워크를 유지 관리함으로써 더욱 강력해진다.

종교적 교리와 신앙을 그 네트워크 위에 얻으면 종교지도자의 힘과 논리는 거의 저항을 받지 않는다.

이게 익숙해지면 강한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한 모임들을 자꾸 생산하며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시키고 상위 네트워크를 만들어 그 네트워크 내에서 뛰쳐나오는 것은 거의 삶의 커다란 부분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느낀다.

사랑제일교회의 코로나19 감염사태는 결코 가볍지 않은 사안이다.

신천지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정상적인 사회규범보다는 그 네트워크 내의 규범과 지도자의 역할이 더 크게 작용하였기 때문에 코로나19 문제가 더 크게 확산된 것을 경험한 바 있다.

사랑제일교회를 포함하여 몇몇 교회가 코로나19 감염경로 및 확산경로로 매도되어 억울하다고 하소연할 수는 있겠지만 억울하고 안 억울하고는 감염차단과 감염자를 치료한 후의 일이다.

사람의 목숨까지도 빼앗을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나 방역당국에 협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사실과 다른 왜곡이 있더라도 이는 나중에 따질 일이다. 지금은 방역당국에 협조하여 감염을 차단하고 감염자를 찾아내어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상살이와 종교생활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종교가 추구하는 사랑과 사회에 대한 따뜻한 돌봄을 잊지 않아야 종교 네트워크가 존중되고 존경받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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