分道를 위한 준비는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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分道를 위한 준비는 되어 있는가?
  • 한북신문
  • 승인 2020.07.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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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경 한북신문사 대표
㈜효천건축사사무소 대표
두원공과대학 외래교수
강태경 한북신문 대표이사.
강태경 한북신문 대표이사.

최근 김민철 국회의원에 의해 ‘경기북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이 발의되면서 1980년대 후반부터 논의되던 경기도의 분도(分道)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되었다. 경기도의 분도는 행적구역을 나누는 단순한 일일수도 있으나 그로인해 복잡한 문제가 발생되므로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분도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대부분 경기북부 주민들에게 발생되기 때문에 북부주민인 우리가 그 결과에 대해 철저히 시뮬레이션 해서 대비해야 한다. 현재 경기도는 31개 시군으로 이중 경기북도에 포함되는 곳은 10개 시군이다. 2019년 기준으로 경기북부의 인구는 경기도 전체인구 1326만명의 26%인 345만 명이고 토지 면적은 경기도 전체면적의 46%이다.

경기도의 재정자립도는 60.5%지만 경기북부 10개시군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26.39%, 나머지 지역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41.06%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의 분도(分道)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전문가들의 대부분이 가장 큰 문제로 재정자립도를 거론한다.

의정부시를 예로 들어보면 인구 45만3000명에 한해 예산이 1조2000억 원 규모이다. 재정자립도는 2010년 41.9%에서 2019년 26.6%로 거의 매년 큰 폭으로 하락해왔다. 세출내역에서 소비성 예산인 사회복지예산이 5180억 원으로 전체예산의 5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의 증가폭도 커지고 있다.

많은 지역주민들이 경기북도청과 기타 공공기관을 의정부에 유치하여 지역발전을 하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분도를 주장하기도 하지만 공공기관의 유치가 반드시 지역발전을 가지고 오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또한 지금의 상황을 보면 공공기관 유치도 그다지 녹록치도 않은 것 같다. 지자체의 세입이 늘어나 재정이 양호해 질 수 있는 경우는 몇 가지로 정리가 된다. 첫째는 글로벌 기업 등 대기업의 유치이다. 경기남부의 화성시는 삼성전자의 입지 등으로 재정자립도 68.9%로 경기도내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이천시의 경우는 하이닉스 등의 존재감으로 인구 22만5000 명에 불과하지만 한해 예산이 9600억 원이고 재정자립도는 55.6%를 유지하고 있다.

둘째는 인구의 대량 유입에 의한 세입의 증가이다. 이는 대규모 신도시 등의 개발에 의한 인구의 유입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표적으로 화성시(통탄신도시)와 성남시(분당, 판교신도시)의 예에서 볼 수 있다.

양주시의 경우도 2기 신도시인 옥정신도시에 많은 기대를 했으나 신도시의 완성이 더디게 진행되다가 최근에 정부에서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면서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 새로운 3기 신도시인 남양주, 구리시의 왕숙지구는 지리적으로 강남과 인접하고 교통 등 인프라가 옥정 신도시에 비해 훨씬 양호하며 벌써 수용이 진행되는 등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로 인해 남양주시, 구리시의 인구 유입이 많아지고 재정이 좋아지면(현재 재정자립도는 32.8%) 경기북도청 유치 등에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여러 이유에서 경기도의 분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의 걱정대로 분도 이후의 재정자립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의정부시의 경우 지형적인 문제로 신도시급의 대규모 택지개발이 어렵고 단순하게 비어있는 땅에 아파트를 지어서 인구를 유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또한 막연하게 접경지역으로 수십 년 간의 피해를 호소하며 정부에 손을 내미는 것도 한계가 있다. 세입이 많이 중가하지 않는 인구의 유입, 특히 고령인구의 유입은 복지예산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현재의 추세로 본다면 오히려 재정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지자체 단체장의 권한과 역량은 과거에 비해 많이 확대되었다. 도시전체를 미래 지향적으로 재 계획하고 일부 그린벨트지역 등을 조정하여 글로벌기업을 유치하되 소비시설보다는 대규모 제조나 연구시설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슬럼화 된 구도심의 재생과 교육환경의 개선 등을 통하여 그동안 소비도시, 유흥도시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고 도시의 가치를 높임으로서 자연스럽게 도시 이미지에 맞는 인구유입을 유도하여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분도가 꼭 필요하지만 그 이후 우리의 삶이 더욱 중요하다. 북부지역의 지자체들과 주민들이 공동의 노력으로 풀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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