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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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네”
  • 권영일
  • 승인 2017.02.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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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논설위원·신한대학교 교수
어이가 없네.”
영화 베테랑에서 재벌3세 유아인이 자기회사 앞에서 밀린 두 달치 임금 400만원을 달라고 시위를 한 트럭운전수 정웅인을 노려보면서 내뱉는 말이다.

40억도 아니고 하룻밤 술값도 안되는 돈가지고 시위를 한 정웅인에게 어처구니가 없다고 한심스럽게 노려보는 이 장면이 영화 베테랑의 대표적인 씬이 되었다.

지금 대한민국에선 이와 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의 영화같은 여러 상황들이 어떻게 정리될 지가 온국민의 최대 관심이다.

국민들이 볼 땐 너무나 명확한 결론인데 거기에 스토리를 입혀 더욱 영화 같은 일들을 벌이고 있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을 윗분들이 스토리를 입혀가면서 되도 안되는 연출로 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잘살아온 그분들도 계속 체통지키고 잘살아야 되니까 죽기살기로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여기서 파생되는 짜증과 스트레스는 온전히 대한민국 모두의 것이다.

작금에 대통령 탄핵과 관련하여 벌어지는 일들이 참으로 우려스럽다.
명백한 잘잘못을 놓고 진영논리나 보수·진보 대결로 풀어가려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들이 벌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민중은 어차피 개, 돼지라고 한 교육부 관리의 시각이 그분들에겐 정말 보편화 되어 있는게 아닌지 하는 심히 우려스러운 생각을 들게 한다.

잘못하고 잘하고를 떠나 이기면 된다는 생각, 그리고 그 뒤에 모든 것이 내 맘대로 연출된다는 허황된 생각들이 더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의롭지 않고, 권력과 돈만 쥐고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분들만의 생각. 그래서 유전무죄’ ‘무전유죄그리고 헬조선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2005년 여름 졸업생 하나가 찾아와 이런이런 자격을 취득했고 영어공부도 했으니 미국에 취업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해서 미국에 있는 지인에게 부탁 전화를 했다. 예측은 했지만 미국도 지금 어려워 자국민 취업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친구는 결국 한국에서 취업을 하였고 헬조선이라고 하면서도 나름 잘살고 있다. 이후 유사한 상담이 몇 건 더 있었지만 실제로 미국에서 성공한 취업사례는 없다.

트럼프 당선을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지만 미국 속을 들여다보면 트럼프 당선을 이해 못할 것도 없다.
트럼프 당선은 내가 어려운데 남 도와주지 말고 나를 더 봐 달라는 현실적인 미국유권자의 욕구가 정확히 반영된 결과이다.

탄핵촉구 시위 현장에서 노란리본을 등장시켰다. 이어 탄핵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태극기를 들고 나왔다.
태극기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거기에 성조기까지 등장한 상황은 정말 어이가 없다. 성조기를 들고 나오신 분들의 한미 혈맹관계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고 이해한다.

하지만 이게 도대체 대통령과 탄핵과 어떻게 연결되고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미국도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데 아직도 우릴 바라봐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는 어디서 온 것인가? 국제관계의 틀은 예전이나 현재, 미래에도 정확한 저울질만이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냉철한 생각을 갖길 기대한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나온 그분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는 그 분의 생각에 어처구니가 없다.
친박보수, 호위무사라 칭함을 받는 그분들도 어처구니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대통령과의 정치적 의리를 얘기하면서 옳음과 바름 그리고 뽑아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그분들의 행동 역시 어처구니가 없다.
잘잘못에 대한 본질을 떠나 내편 네편에서 죄가 있다 없다를 판단하는 사회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망치고 있다.

미래세대에게 헬조선을 유물로 넘겨주지 않으려면 진실과 거짓을 명확히 구분하는 정치사법적 시스템과 정의와 정직이 인정되고 받아들여지는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2400원 횡령한 버스기사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결한 법원이 권력과 재벌비리에는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국민적 정서는 잘못된 것인가?
대한민국은 지금 어처구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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