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장이와 연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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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와 연금술
  • 김종보
  • 승인 2016.10.2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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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보 소설가

어느 날 대장장이가 수제자에게 이르기를, 농기구는 농부들이 오랫동안 길들여 쓰기위한 도구이니 혼신을 다해 만들라 일렀다. 대충 만들다가는 자칫 문을 닫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대장장이는 자신이 만든 농기구로 행복의 대지에 촉촉한 생명수가 흘러가기를 바라고 있었다.

오늘의 푸른 들판에 청보리가 하늘거리는 이 사회의 대장장이는 리더. 현대 사회에서 리더의 자리는 그 어느 때 보다 막중한 사명과 책임이 주어진다.

청보리 이삭이 하늘거리는 들판의 시민들이 바라는 요구는 관의 리더가 추앙받는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수장의 리더가 만들어내는 연금술이 행정의 구성원들이 달인으로 태어나는 과정을 거쳐 정예요원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는 종종 이를 무시해 시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청보리 같은 푸르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자 했던 시민들은 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잦은 인사이동으로 인해 불편을 겪게 되자 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늘 날에도 목민심서실사구시의 교훈이 요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시민은 풍요로운 행복도시에 이 가을 황금의 계절 같은 삶을 누리고 싶어 한다. 가까이는 천보산의 회암사를 돌아 나온 희망의 구름을 바라보며, 멀리는 다락골회룡을 거쳐 수락산 장암에 이르기까지 파열음 없는 태평가 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이 가을 눈부신 금 빛살 같은 화음 소리가 저 행복도시의 거리마다 울려 퍼져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골목의 이랑마다 촉촉이 젖어드는 맑은 소리에 장단 맞춰 굴러가는 달구지에 황금 나락이 쏟아지는 그 소리를 진정 듣고 싶어 한다.

휘청거리며 표류할 것만 같은 나침판의 이정표로 항해하는 것을 결코 원치 않기에, 흔들리는 달구지의 수레바퀴가 이탈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방정토의 궁궐 안에 청백리의 표상이 되어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삐그덕 거리지 않고 믿음직스럽게 굴러가는 달구지 수레바퀴의 고정나사가 풀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며, 구성원들이 각자 제자리에서 시민에, 시민의, 시민을 위한 참다운 행복도시 건설을 위해 자부심으로 소임을 다하도록 선장의 신뢰를 믿고 싶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장장이의 연금술을 통해 구성원들이 처음 부여받은 제자리에서 청보리 같은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약속이 전제되어야 한다.

유능한 리더가 지닌 연금술의 지혜와 덕목이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전수되어 시민들의 가슴에 목마름 없이 한결같이 흘러들어 항구히 이어지기를 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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