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가치’ 무엇으로 높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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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가치’ 무엇으로 높일 것인가
  • 강태경
  • 승인 2016.09.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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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경 효천건축사사무소 대표·경기도 건설기술심의위원


의정부의 가치를 높이겠습니다.’ 의정부 시청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문구이다. 이는 현 의정부시장이 2010년 민선시장으로 당선되면서 내건 슬로건이다.

하지만 민선시장 당선 6년이 지나가지만 의정부시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으며 20여년 시민으로 살아온 필자도 느껴지지 않는다.


최근 의정부시에서 공개한 통계를 보면 의정부시의 전·출입 인구가 각각 한해에 약 65000 명 정도로 이는 전체인구의 7분의1쯤이 의정부시를 떠나고 다시 들어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로 정주도시가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도시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따라서 모든 도시기능에 대해 그곳에 사는 사람이 만족을 느낄 때 그곳에 안주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지며 도시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다.

현재의 의정부시는 어떠한가? 기본적으로 도시가 무질서하게 느껴진다. 이는 다수의 서울이나 인근지역에 사는 필자의 지인들이 가지고 있는 의정부시에 대한 인식이기도 하다.

시내의 많은 곳에서 무질서하게 불법주차가 판을 치지만 계도와 단속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몇 해 전 전국의 뉴스가 되었던 아파트화재 사건 때도 불법주차가 문제가 됐었지만 지금까지 개선된 걸 볼 수가 없다.

불법건축물과 불법광고물이 도시를 뒤덮어 도시미관을 무질서하게 만들기도 한다. 보행자들이 안전하게 보행해야 할 인도에는 각종 공공시설물 들 및 불법 광고물들이 보행자들을 위협하며 불편하게 한다.


최근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금연구역 지정도 미미하며 버스정류장 근처의 바닥에 붙여놓은 금연구역 스티커는 있으나 흡연자를 단속한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아침 시간에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하며 걷는 거리에는 인근 주택이나 상가에서 배출한 음식물쓰레기 등 온갖 쓰레기가 널려 악취를 풍기기도 한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이웃에 대한 상호 신뢰도는 50%를 약간 웃돌고 여성폭력 상담건수는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의정부시는 동, 서에 우리나라의 명산인 수락산과 도봉산을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가치가 높은 도시이다.


또 수도권 전철로 잘 연결되어 대중교통의 접근성도 비교적 양호하고 외곽순환고속도로의 근접으로 서울 강남이나 강동으로의 접근이 매우 양호한 교통의 인프라도 잘 갖춰진 도시이다.

인근에 100만 인구의 도시들이 있지만 경기북부의 대부분의 행정관청이 입지한 행정중심 도시이기도 하다. 이만하면 다른 도시들이 갖추지 못한 중요한 인프라를 모두 갖춘 그야말로 가치 높은 도시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무질서한 도시의 이미지 때문에 의정부시를 가치 높은 도시로 인정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우선 시민으로서 자부심이 생기질 않는다. 이의 해결은 다양하고 강력한 행정력을 가진 의정부시만이 할 수 있다. 자연환경을 유지하고 보존 할 수 있는 도시계획 등 도시 관리가 필요하다.

시내에 공영주차장을 확보하고 불법주차를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 불법광고물 및 불법건축물을 계도하고 단속해야 하며 쓰레기 배출 시스템을 연구하여 개선하고 불법 쓰레기 투척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 방범 시스템도 연구해야 한다. 이런 일들을 시행하려면 일부 도시구성원의 저항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강력한 행정력으로 이겨내야 한다.


도시의 가치가 높아지면 시민들의 자부심은 커지고 주인의식도 높아진다. 이는 떠나고 싶지 않은, 자녀들을 안심하고 교육 시킬 수 있는 도시를 의미한다. 이미 자연환경과 교통, 행정 등 하드웨어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의정부시가 관심과 의지를 가지고 기초질서 확립에 대해 행정력을 발휘한다면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의정부시가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잔잔한 일상들을 세심하게 관리하여 의정부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행정력을 발휘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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