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의 임의적 잣대를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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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의 임의적 잣대를 걱정한다
  • 권영일
  • 승인 2016.08.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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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논설위원·신한대학교 교수

영화를 평가하는데 여러가지 잣대가 있을 수 있다. 그 중 상업적 성공여부를 다루는 천만관객은 모든 영화제작자나 배우들이 바라는 목표이다.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내부자들이라는 영화는 안타깝게 천만관객을 채우지 못했다. 이 영화는 201511월에 개봉되었는데 만일 이영화가 지금 개봉되었다면 아마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관객수가 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감독과 제작자가 땅을 치고 안타까워할 일이다. 영화속 비현실적 이야기가 현실로 존재하는 사회, 필자도 사회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비판하지만 영화속에서만 가능한 작금의 사건들로 인하여 필자의 이야기가 비판이 아니라 푸념이 되어버린 세상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더 무서운 것은 이 세상이 정말 그렇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저항없이 수긍하는 자세를 보이는 대한민국의 정서와 시스템이다. 권력과 명예와 부와 쾌락을 동일시하려는 영화 내부자들의 못된 캐릭터를 비호하거나 심지어는 인정하려는 시스템이다.

최근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본 이건희 삼성회장의 성매매 의혹사건이 지상파 방송뉴스와 종편채널뉴스에서는 주요 뉴스로 다루어지지 않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언론의 속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박유천 사건은 지상파 방송사와 종편채널들의 메인 뉴스꺼리였다. 지나칠 정도로 사건을 클로즈업하며 비뚤어진 연예인 하나의 사건에 모든 언론이 매달려 시청자들을 연일 눈살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와는 반대로 이건희회장의 성매매의혹에 관해서는 지상파 방송이나 종편채널들 그리고 최고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조··동은 억지춘향으로 보도를 하긴 하였지만 숨기거나 보도하고 싶지 않은 사건이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필자는 이건희회장의 성매매의혹에 관한 보도내용의 진실성도 중요하지만 더욱 궁금한 것은 툭하면 국민들의 알권리를 주장하면서 언론자유와 언론통제를 이야기하던 주요 언론사들이 시청자나 독자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이 사건을 보도하지 않는 속사정이다.

이미 방송된 뉴스를 삭제하면서까지 숨겨주고 싶은 속사정은 무엇일지 더욱 상상력을 발휘하게 된다.
혹 언론에도 삼성장학생이 많다는 유언비어가 사실이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일면을 보도하지 않는 것이 언론으로써의 역할에 더 충실한 것이라고 갑자기 생각이 바뀌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그때 그때 달라요라는 개그맨의 우스갯소리가 어쩜 그렇게 동의가 되는지 모르겠다.

필자도 내부자들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화대사 중 민중은 어차피 개·돼지입니다라는 대사를 영화니까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들었다.

그러나 교육부 정책기획관이라는 고위관료의 입으로 들으니 그 뜻을 깊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차피 다 평등할 수 없으니 신분제를 공고히 해야한다는 취지의 발언과 이건희회장의 성매매의혹에 관한 보도자세가 서로 밀접한 연결선과 비평등 정서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솔직히 나도 두렵다라는 뉴스타파의 최승호 PD의 말이 대한민국의 실상이 아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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