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상(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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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상(像)
  • 박회경
  • 승인 2014.09.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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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강정 발행인


조무제 前 대법관은 법관 시절 재산공개 때 그의 재산이 꼴찌였다. ‘왜 재산이 그것밖에 안 되느냐’고 묻자 그는 “먹고 살고 집 한 채 있으면 됐지, 무얼 더 바라겠느냐”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안 하고, 로펌으로도 안가고, 모교인 부산 동아대 교수가 돼 후진양성에 나섰다. 법원조정위원으로 일하면서도 하는 일에 비해 보수가 너무 많다고 스스로 수입을 깎았다고 하고 그마저도 후배들에게 누가 될까봐 사임했다고 한다.

우리는 세월호 침몰사건을 통해 국가기관과 산하 유관기관들이 부정한 컨넥션과 특혜 봐주기, 씨스템의 미비 등으로 얼마나 관리부실과 비리가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가를 낱낱이 보았다.

향응과 뇌물, 전과예우 등으로 얼룩져 정확한 업무처리를 못 하게 되니 설마설마 하다 시스템의 안전을 저버리고 수많은 아까운 생명을 버리게 되었다. 사업하는 사람은 기업과 사업을 일으켜 돈을 벌어야 더 큰 기업을 세울 수 있지만, 공직자는 돈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명예로 일하는 사람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7조 1항에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진다’고 돼 있다. 공무원은 국민을 보고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며 공개적으로 특정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행위도 제한된다. 공무원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바라보고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3년도 우리나라의 국가부패지수는 세계 46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부패지수가 매우 높다는 부정적 평가가 나왔다. 국가부패지수가 1단위 감소하면 GDP는 무려 2.64% 상승할 수 있다고 한다. 청렴도가 국가의 자산이며 신뢰도를 좌우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경력직 공무원은 편향되지 않게 공정하고 중립을 지켜야 하며, 선출직 공무원도 정치적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된 인사와 정책을 시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인사를 잘 못하면 원성이 일고 시민들의 화합에 저해가 되는 것이다.

본인의 이익과 치부에 관심을 쏟는 공직자가 늘어난다면 우리 사회는 희망을 잃어갈 것이다. 조무제 대법관과 같은 청빈한 공직자가 늘어나야 나라에 희망이 생길 것이다.

관피아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공직자들이 향응과 접대와 뇌물을 멀리 하고, 사회 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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