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마을이 필요하다

구완회 의정부와치 대표

2026-10-14     한북신문
구완회 의정부와치 대표

지난 달 의정부 솔뫼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서 아주 특별한 시간이 펼쳐졌다.

의정부 최초의 IB월드스쿨을 운영하며 학생의 삶과 연계된 교육과정을 운영해 온 학교의 초청으로 지역의 시민단체와 협동조합 활동가들이 일일교사로 교실을 찾았다.

학교 담장을 넘어 지역 사회가 아이들과 마주하는 진정한 ‘온마을 교육’의 현장이었다.

이번 수업은 4학년 탐구 단원인 ‘지속가능한 공동체’와 맞닿아 있었다.

“개인의 선택과 참여가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중심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주민 자치와 시민단체의 역할을’ 배우는 자리였다.

의정부와치를 비롯해 꿈이룸교육공동체, 의정부풀뿌리시민회의, 의정부자연에너지협동조합 등 지역에서 발로 뛰는 활동가들이 나섰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고민도 적지 않았다.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의정부시 재정 문제나 기후위기 시대의 에너지 전환, 협동조합의 민주적 운영 같은 다소 무겁고 낯선 주제를 온전히 전할 수 있을지 우려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긴장하며 들어선 교실에서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반겨주는 아이들을 마주하자마자 걱정은 사르르 녹아내렸다.

80분간의 연차 시 블록 수업 동안 아이들은 놀라울 만큼 진지했다.

자기들이 여러 번 탔던 경전철이 ‘돈 먹는 하마’라는 사실에 놀라고 초등학생도 지역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보였다.

70년 넘게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당한 미군반환공여지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고 지역의 새로운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는 ‘공정전환’ 이야기를 나눌 때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깊은 공감을 표했다.

거침없이 손을 들고 자기 생각을 또렷하게 발표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강단에 선 어른들에게 오히려 뭉클한 감동과 가르침을 주었다.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말하고 다른 친구의 발표를 배려하며 경청하는 태도 속에서 이미 훌륭한 민주시민의 자질이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매일 교육현장에서 아이들과 호흡하며 애쓰시는 선생님들의 노고에 진심 어린 감사함이 밀려왔다.

민주시민은 어른이 된 뒤에 비로소 되는 것이 아니다. 내 동네의 문제를 발견하고 질문하며, 함께 해결하려는 순간 누구나 진정한 시민이 된다.

아이 한 사람을 온전하게 키워내기 위해 온마을이 필요하듯 지속가능한 지역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도 학교와 마을 그리고 시민단체와 협동조합의 따뜻한 손잡기는 계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