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서관, 세대를 잇는 사회적 인프라
신희주 논설위원, 문화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원고작업을 위해 자투리 시간이 날 때면 종종 인근도서관을 간다. 연구실이나 사무실보다 집중이 잘 되는 장점도 있고, 열심히 무언가에 몰입하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자극도 받아 지지부진하던 작업을 다시 진전시키는 데 도움을 받는다.
갈때마다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점은, 공공도서관 이용자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2018년 서울시 조사에서는 70대 이상의 지난 1년 간 1회 이상 이용률이 67.7%로 연령대별 비교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대한민국은 이미 2024년 12월 기준으로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몇몇 지자체의 도서관에서는 60대 이상 또는 65세 이상 등을 위한 별도의 전용공간을 두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연령대별 특성을 배려해 서비스를 제공하며 운영하는 곳도 있다.
공공도서관은 은퇴 이후 활발한 사회활동이 여의치 않은 개인이 사회와 연결고리를 유지하면서,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현실, 개념, 기억의 기반을 유지하고, 사실과 주장, 해석을 상호 검토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출 수 있는 채널로서 중요하게 기능한다.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을 확대해 가는 것은, 모든 구성원이 차별과 소외감 없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어우러지게 하기 위해 물리적인 접근성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공동체의 유대감과 사회적 통합’을 지향하는 가치도 포함한다.
‘노인들이 죽치고 앉아 시간 때우기 위해 도서관을 이용한다’는 식으로 어느 SNS에 게재되어 회람되던 글과 달리 실은, 다양한 연령대의 도서관 이용은 우리 사회의 안녕이라는 측면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공간의 시니어화 혹은 특정 세대의 공간을 밀어낸다고 불편함부터 드러낼 것이 아니라, 공존을 위해 공간의 통합과 분리를 적절히 안배하는 등 현명한 방안을 찾을 때다.
도서관 유형별로 차이는 있지만, 2024년 독서문화 통계조사의 <도서관 이용 방법>을 보면 60대 이상[1]의 도서대출은 44.1%, 공간 이용(내부공간. 전부 열람실을 의미하지 않음)은 53.5%로 공간이용의 비율이 약 9.4% 높다. 50대는 대출 47.7%, 공간 이용 48.6%로 거의 반반이고, 30~40대는 반대로 대출 비중이 훨씬 높다. 도서관 공간에 머무는 연령대가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과거 젊은이들이 자유열람실에서 각종 수험서와 학습서를 끼고 앉아 있던 모습을 보며 마뜩지 않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몇 시간 간격으로 카페인을 흡입하며 카페를 전전하거나 밀폐된 스터디 카페 등을 이용하는 유랑민 현실을 생각하면 도서관의 열람실은 좋은 대안이다. 20~30대 비율이 여전히 높고 체류시간도 가장 길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변화가 보인다. 액티브 시니어들의 끊임없이 목표를 향해 집중하고 정진하는 모습은 세대를 넘어 그 존재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단, 에티켓을 잘 지키며 모범을 보이는 ‘어른’의 모습으로. 각 연령마다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다름을, 각자의 생애주기별로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과제와 총량이 있음을 우리는 안다. 서로가 자신의 몫을 잘 해 나갈 수 있기를 응원하며,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 약속된 바를 지키는 배려의 마음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에티켓은 그렇게 서로의 시간과 공간을 존중하는 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