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교육자치 ‘지역추천 교육장’의 성공 조건
구완회 의정부와치 대표
교육 자치의 본질은 학교와 지역이 스스로 삶과 배움의 터전을 일구는 데 있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지역추천 교육장 공모제’를 통해 11개 교육지원청의 새 수장을 선발하고 9월1일 자로 공식 임명했다.
도교육청이 일괄 임명하던 기존 관행을 탈피해 교직원,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 등 30명 이상으로 구성된 추천심사위원회가 후보자의 전문성과 소통 역량을 검증하고 동료평가를 거쳐 교육장을 추천한 것은 지역 교육자치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지역의 교육은 지역이 가장 잘 안다”는 기치 아래 과감하게 인사 권한을 내려놓고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낸 이번 시도는 분명 박수받을 일이다.
특히 의정부를 비롯해 고양, 동두천·양주, 포천, 연천 등 교육 격차와 고유한 현안을 안고 있는 경기북부 지역에서 교육공동체가 직접 교육장 후보를 검증하고 선발 과정에 참여한 경험은 그 자체로 풀뿌리 교육 민주주의의 값진 자산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제도의 참신함이 곧바로 교육 현장의 혁신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첫발을 뗀 공모제 교육장들에게 지역사회가 거는 기대가 큰 만큼, 그들이 짊어진 책무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교육장은 단순한 행정 관료를 넘어 학교와 지자체, 지역사회를 잇는 ‘가교’이자 지역 교육의 비전을 이끄는 ‘사령탑’이어야 한다.
학교 담장을 넘어 지자체와의 교육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학부모와 교원 간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며 날로 심화되는 지역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실질적인 대안을 현장에서 보여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선발 과정에서 보여준 ‘소통의 초심’을 임기 내내 잃지 않는 것이다.
공모제의 취지가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있었던 만큼, 취임 이후 관료주의의 틀에 갇히거나 상급 기관의 눈치만 살피는 구태를 답습한다면 교육 자치를 향한 시민들의 열망은 실망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교육청의 문턱을 더 낮추고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행정을 쉼 없이 펼쳐야 한다.
경기도교육청 또한 이번 시범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보완점을 면밀히 살펴 제도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가길 바란다.
이번에 선발된 지역추천 교육장들이 교육공동체와의 약속을 실천하며 학교 현장에 생동감 넘치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풀뿌리 교육자치의 성공적인 롤모델로 안착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