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이후 스킨십이 어려워지는 진짜 이유 ➁
박혜성 해성산부인과 원장
갱년기 이후의 몸은 젊을 때와 다릅니다. 그렇다면 사랑이 끝났다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달라진 몸에 맞게 스킨십의 방법을 바꾸어야 합니다.
충분한 전희와 천천히 진행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윤활제와 질 보습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질 건조증이나 성교통이 지속된다면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감염, 피부질환, 골반저근 긴장, 외음부 통증 질환 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상태에 따라 질 보습제, 국소 질호르몬 치료, 경구 또는 전신 호르몬 치료, 비호르몬 치료, 골반저 재활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수면 부족과 만성 피로, 우울감, 스트레스 역시 성욕과 스킨십에 큰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질 증상만 치료할 것이 아니라 수면, 운동, 체중, 감정 상태, 부부관계까지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스킨십이 반드시 성관계로 이어져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손을 잡는 것, 어깨를 감싸는 것, 함께 기대어 앉는 것, 짧게 안아주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도 됩니다. 상대방이 다가올 때마다 성관계를 요구받는다고 느끼면 가벼운 포옹조차 피하게 됩니다.
스킨십은 의무가 아니라 두 사람의 선택이어야 합니다
사랑이 의무가 되는 순간 몸은 더 굳어집니다. 상대방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해 통증을 참고 관계를 반복하면, 성관계뿐 아니라 모든 신체 접촉을 싫어하게 될 수 있습니다.
부부관계는 어느 한쪽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두 사람이 모두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낄 때 친밀감도 유지될 수 있습니다.
“요즘 몸이 많이 피곤해.” “오늘은 성관계보다 그냥 안고 있고 싶어.”
이 말을 꺼내는 것이 처음에는 어렵고 부끄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말하면 상대방에게 이해할 기회가 생깁니다.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자신의 방식대로 이유를 해석하게 됩니다.
갱년기는 사랑이 끝나는 시기가 아닙니다
갱년기 이후의 스킨십은 젊은 시절처럼 뜨겁거나 충동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몸을 배려하고 대화하는 법을 배운다면 더 깊고 편안한 친밀감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조건은 단 하나입니다. 몸의 변화를 숨기지 않고 말하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너무 멀어지기 전에 오늘 배우자에게 한 문장만 건네 보십시오.
“내가 당신을 싫어하게 된 것이 아니라, 내 몸이 달라진 거야.”
그 한 문장이 오해를 멈추고 관계를 지키는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