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부터의 분리(detachment)
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2026-06-16 한북신문
진료를 하다 보면 내원자 분들(특히 우울증을 겪는 분들)중에 과거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현재의 삶에 집중을 못하는 분들이 꽤 많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우리 모두는 과거의 자기로부터 온전히 벗어나 살아가기는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건강하게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는 존재들이며, 따라서 현재의 자기는 과거의 자기와 다를 수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
과거에 갖고 있던 생각의 틀(인생관, 가치관 등)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뀌기도 하고 더군다나 과거에 자신이 했던 실수나 실패 그리고 후회되는 행동도 현재의 자기와는 분리(detachment)해서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과거에 있었던 타인으로부터의 상처나 트라우마도 현재의 자기 삶에서는 단지 일부분이지 전부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나무에서 땅으로 떨어진 사과에는 떨어져 땅에 닿은 일부분만 상할 수 있지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온전히 잘 익은 건강한 사과이므로 사과 전체를 포기해서 내다 버리면 안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미 손상된 부분은 벌써 지나간 과거이고 아직 건강하게 유지된 부분은 현재 상태인 것이다. 우리들의 눈은 머리 뒤에 달려 있지 않고 얼굴 앞에 있으니 앞을 바라보고 살아야지 뒤만 쳐다보며 살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자신이 우울한 성향이 있다고 여겨지는 분들은 더욱 더 과거로부터의 분리가 필요하며 매 순간 현재(지금)에 충실하게 생활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