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을 앞둔 여성의 고민 ‘성욕 저하’⓵

박혜성 해성산부인과 원장

2026-05-14     한북신문
박혜성 해성산부인과 원장

56세의 한 여성은 최근 오랜만에 설레는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다시 사랑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서로를 진지하게 생각하며 재혼 이야기까지 오가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늦게 찾아온 행복을 축하해주지만 정작 그녀의 마음 한편에는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하는 깊은 고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젊은 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며 살아왔습니다.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간적인 욕구조차 스스로 억제하려 했습니다. 연애나 성적인 욕구가 자신의 미래를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철저히 자신을 통제하며 살아왔습니다. 결혼 후에도 이런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남편과의 관계에서 친밀감 문제는 반복적으로 갈등을 만들었고 결국 결혼 생활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당시 그녀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믿었습니다. 공부와 성취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흘러 갱년기를 맞이하면서 그녀의 몸은 또 다른 변화를 겪기 시작했습니다. 성욕은 거의 느껴지지 않게 되었고 신체적으로도 예전과 다른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질 건조감이나 불편함, 관계에 대한 부담감도 점점 커졌습니다. 그녀는 이것이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크게 문제라고 여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오랜 시간 혼자 살아온 그녀에게 따뜻하고 배려심 있는 남성이 나타났고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재혼을 이야기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녀가 다시 친밀한 관계를 맺을 자신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했습니다.

‘나는 사랑은 원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재혼 후 상대가 실망하면 어떡하지?’ ‘나에게는 이미 늦은 문제가 아닐까?’

많은 중년 여성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지만 쉽게 말하지 못합니다. 부끄럽거나 숨겨야 하는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외로 산부인과에서는 이런 상담이 매우 흔합니다. <다음호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