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장 선거 ‘계산기’가 필요하다

구완회 의정부와치 대표

2026-03-27     한북신문
구완회 의정부와치 대표

6.3지방선거의 시계추가 빨라지면서 의정부시장 선거판도 후끈 달아올랐다. 같은 정당 예비후보들끼리의 상호 비방이 고소고발 위협으로 이어지는 등 예년보다 더욱 뜨거운 모양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수사가 아니라 의정부의 고갈된 곳간을 어떻게 채우고 시민을 위해 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유권자에게는 비방과 진영 논리가 아니라 후보들의 정책을 꼼꼼히 따져볼 계산기가 필요한 것이다.

재정 감시 시민단체 ‘의정부와치’가 지난 3월23일 발표한 정책 질의 결과는 그 혼란스러운 선택의 기로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응답에 참여한 7인의 예비후보들은 입을 모아 현재 의정부의 재정을 ‘심각한 위기’로 규정하며 그 해법으로 ‘불통 행정 종식’과 ‘시민 참여 복원’을 선언했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구체적인 진단과 해법들이 사뭇 다르다. 특히 안병용 후보와 나머지 후보들 사이의 간극이 크다. 안병용 후보는 현 김동근 시장의 무능과 함께 자신이 시장 재임 시기 추진했던 대형 사업들의 백지화를 재정 악화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다른 후보들은 안병용 후보가 시장 시절 추진한 사업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김원기 후보는 사업 타당성 검증 없는 대형 사업 추진을 질타했고 오석규 후보는 “민선 7기 당시 추진된 23개 대형 투자사업으로 인해 시가 부담해야 할 금액만 7550억 원에 달한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6억 원짜리 호화 화장실 건설, 476억 원 규모의 국제테니스장 추진 등 전임 시장 사업들이 현재의 재정 압박을 불러온 핵심 요인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후보들이 제안하는 해법도 온도차가 크다. 안병용 후보는 과거 자신이 추진했던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사업 등을 재추진하여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이런 사업들에 대해 타당성 부족과 시민 반대 등을 이유로 회의적이다.

대신 김원기 후보는 시민 50% 이상이 참여하는 ‘재정정책혁신 TF’를, 심화섭 후보는 ‘행정 혁신을 통한 고정비 절감’을, 오석규 후보는 ‘데이터 기반 재정 목표 관리’를, 정진호 후보는 시민이 예산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시민주권예산제’를 해법으로 내놨다. 장수봉 후보의 ‘제로 베이스 예산제’와 이준일 후보의 ‘의정부 공공은행 설립’ 역시 주목할 만한 공약이다.

결국 이번 선거의 승패는 누가 더 정밀하고 실현 가능한 ‘의정부 재정 개혁 계산서’를 시민 앞에 내놓는가에 달려 있다. ‘시민 참여형 재정 민주주의’라는 구호가 선거용 수사에 그칠지 아니면 파탄 난 시 재정을 살릴 실천적 도구가 될지는 유권자의 냉철한 검증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