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에너지 대란

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2026-03-27     한북신문
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현재 전 세계 언론의 촛점이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에 쏠려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여 시작된 전쟁이 장기전의 양상으로 흐르고 있으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원유 수송의 길목이 막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 우리나라 및 일본, 중국 등의 원유수입량의 약 70%가 지나가는 핵심수송로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힘에 따라 각국의 석유관련제품 및 장바구니 가격이 올라가고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매달 약 3000여척의 선박이 지나가는 길목으로 세계에서 선박 통과량이 가장 많은 지역 중의 하나이다.

중동지역 산유국 원유 수출의 8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일본, 인도, 대한민국, 중화인민공화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 천연가스의 최대 30%를 호르무즈 해협이 있는 중동 지역에서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중동지역의 분쟁으로 국제 선박 통행의 차단이 장기화되면, 한국은 전력 공급뿐만 아니라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능력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인해 미국 휘발유 가격이 20%나 상승하였고, 유럽은 천연가스의 가격이 40%이상 급등하였다. 심지어는 스리랑카 등 일부 국가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주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각 국가는 유엔 규정에 따라 해안선에서 최대 12해리(22.2km) 이내 영해를 통제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로는 이란과 오만 영해 내에 위치하고 있어, 이란은 자기 영해 내에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엔해양법협약(UNCLOS,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제38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어느 한 나라의 영해가 아닌 모든 국가의 선박이 통과통항권을 갖는 국제해협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현재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국제법상으로 불법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해협을 항해하는 선박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고속정이나 잠수함을 이용해 기뢰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해협 봉쇄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기뢰는 일단 설치되면 위치 파악이 어렵고 완전한 제거가 힘들어 매우 치명적인 무기이다. 기뢰는 선박에 직접 부착하는 흡착식, 기뢰에 접촉하면 폭팔하는 계류식, 선체 자기에 반응하는 자기식 등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미국이 이란의 기뢰부설함들을 공격하여 침몰시킨 것은 기뢰 설치를 미리 방지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만약 현재 전쟁이 장기화되고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지속될 경우 세계 유가가 배럴당 150~200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최악의 경우 걸프만 국가들의 유류 관련 시설을 공격하여, 세계 경제를 암흑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세계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가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결정하였다. IEA는 회원국에 원유 순수입량 기준 최소 90일분의 비축유 확보를 권고하고 있는데 현재 한국의 정부·민간 석유 비축량은 200일 이상을 저장하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한국의 물류 해상항로에 대한 안전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그동안 한반도를 둘러싼 해양안보를 미군에 너무 의존하지 않았는지 의심을 품어본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있고 에너지 수입물량의 대부분을 해양을 통해 수입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번 전쟁을 계기로 우리의 생명줄인 해상무역로에 대한 철저한 보호와 에너지 부족 사태에 대비하는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하루빨리 중동 전쟁이 마무리되어, 에너지 걱정 없는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