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C ‘민군상생타운’ 정부주도사업 전환 필요
신정원 경민대학교 효충군사학과 교수
의정부는 오랜 기간 주한미군 기지와 공존해 온 대표적인 군사도시다. 상징적 공간인 캠프 레드클라우드(CRC)가 반환되면서 의정부는 도시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반환공여지를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향후 도시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제 논의의 초점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에 있다.
현재 의정부가 구상 중인 반환공여지 개발 계획은 방향성 측면에서는 일정한 타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행 단계에 접어들면서 구조적 한계가 분명해지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막대한 토지 매입 비용과 기반시설 조성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해법은 명확하다, 정부 주도 전략사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 반환공여지 개발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지방 주도 개발에서 정부 주도의 국가 전략사업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재정 지원 요구가 아니다. 반환공여지가 오랜 기간 국가 안보와 직결된 공간이었던 만큼, 개발 역시 국가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현실적인 해법은 정부 주도 전략사업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제시할 수 있는 개념이 ‘민군상생타운’이다.
군인아파트를 중심으로 실내·외 스포츠 시설, 문화·공연 공간, 쇼핑과 생활 편의시설, 공공 녹지와 산책로를 유기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시설은 군인 가족뿐 아니라 의정부 시민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다.
이러한 구조는 세 가지 측면에서 의미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군인과 가족의 생활 안정성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으며, 지역 상권과 서비스 산업의 자연스러운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 나아가 의정부의 도시는 ‘군사도시’에서 ‘안보와 삶이 공존하는 도시’로 재정의될 수 있다.
군사시설 반환공여지는 단순한 유휴부지가 아니다. 국가 안보를 위해 오랜 기간 희생을 감내해 온 지역에 대해 국가가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가 응축된 공간이다. 따라서 반환공여지 개발 논의 역시 수익성 중심의 부동산 개발 논리를 넘어, 국가 전략과 공공성을 중심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추가적인 계획 수립이 아니다. 정책적 결단과 함께 중앙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일이다.
반환공여지 개발의 성패는 더 이상 의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향후 전국 미군 반환기지 활용 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거점형 군인아파트와 민군상생타운을 결합한 개발 모델을 정부 주도의 전략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개발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고 운영과 혜택은 지역이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는 단기적 개발 논리를 넘어, 안정적인 인구 기반과 지속 가능한 소비 수요를 창출하는 가장 현실적이며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결단’과 ‘실행’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중앙정부의 분명한 정책적 결단과 국방부의 적극적인 역할이다. 반환공여지는 단순한 도시 개발 대상이 아니라 국가 안보의 역사와 책임이 함께 축적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거점형 군인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민군상생타운 조성은 안보·복지·지역발전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드문 정책적 기회다.
이는 군인의 복무 여건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지역에 새로운 인구 기반과 지속 가능한 생활 수요를 창출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의정부가 오랜 시간 국가를 위해 역할을 수행해 온 도시라면 이제는 국가가 의정부의 미래에 응답해야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