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꾸는 문명, 우리의 선택은?

남궁랑 경복대학교 명예교수

2025-10-28     한북신문
남궁랑 경복대학교 명예교수 

최근 한 외국계 기업 임원이 영어로 진행되는 대외행사에서 통번역사 대신 실시간 AI통번역 서비스로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행사가 깔끔하게 진행되는 것을 보고 놀라움과 함께 공포감도 들었다고 한다.

또한 작년 11월 기준 영어학습 서비스 앱 사용자 수가 1년 전보다 무려 90.2%나 증가했는데 그 이유는 이 앱에 AI를 적용함으로써 완벽한 개인맞춤 교육과 함께 밤낮 언제나 즉각적인 피드 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직도 드물게 ‘컴맹’이라는 신조어가 남아있지만 이제는 ‘AI맹’이라는 신조어로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접근하기 다소 어려운 ‘맹’이라기보다 접근조차 하지 않는 ‘무관심’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수도 있을 것 같다.

AI란 무엇인가? AI란 사람처럼 생각하고 학습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을 말하는 것으로 그 개념은 이미 오래전인 1950년 영국의 수학자였던 앨런 튜링의 튜링테스트 제안에서 시작됐으며 AI라는 용어는 1956년 다트머스 회의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20세기 후반에 컴퓨터가 우리의 삶을 한 차원 바꿔놓았다면 요즘은 AI가 아주 짧은 기간에 또다시 한 차원 높여서 인류의 역사를 ‘지능의 진화’로 바꾸어 놓을 것이 틀림없다고 본다.

기계가 단순히 노동을 대신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기계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등 산업혁명 이후 우리가 경험한 그 어떤 기술보다도 빠르고 깊게 우리의 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AI가 스스로 노래를 작곡하고 글을 쓰는 등 효율을 넘어 새로운 창조의 확장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음에 경탄을 금할 수가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그저 놀라움으로 경탄하고 있지만 AI가 스스로 공부하고 발전하는 속도가 인간의 통제력을 넘어서서 인간을 돕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결정을 대신하는 존재가 된다면 인간이 설정한 한계를 뛰어넘어 자기개선(self-Improving)’에 의해 통제 불가능한 속도로 진화하여 복잡하게 연결된 국가핵심 인프라 시스템이나 핵제어시스템 등에 오판을 일으키게 됨으로써 인류의 미래를 장담못하게 하는 치명적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 아직까지는 사실이다.

즉 AI는 인류를 유토피아로 만들 수도 있고 디스토피아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AI가 검증되지 않은 것이라해서 AI 혁신을 여기서 멈추고자 해도 이미 불은 당겨져서 멈춰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세계사적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이렇듯 AI의 위상이 불투명한 미래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 일반대중은 그저 AI를 컴퓨터 다루듯 우리의 실생활에 활용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면 된다.

컴퓨터가 어려워 컴맹이었을 지라도 한 차원 높아진 AI에 대해 미리 낯설어하거나 여전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외면해서는 안될 일이다.

과거에는 전문가만 가능하던 작업을 이제는 누구나 AI버튼을 몇 번 누르고 입력하면 손쉽게 해낼 수 있다.

즉 챗GPT나 제미나이(Gemini), 코파일럿(Copilot) 등과 같은 인공지능 언어모델과 이미지생성 AI, 자동화도구 AI 등이 우리의 일상과 업무 곳곳에 스며들면서 AI활용능력에 따라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그저 단순한 기술변화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컴퓨터를 못하면 컴맹이 되듯이 단순한 AI마저 관심 갖지 않으면 ‘AI맹’이 될 수도 있다.

어느 정도의 AI활용 능력자와 AI맹과의 차이는 과거 컴맹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의 차이에 비해 훨씬 더 크고 깊어져 편리함은 물론 생산성에 있어서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AI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는 낯선 도구를 받아들이고 일상속에서 작은 AI활용부터 시작해보는 탐구적 관심이 필요하다. 그렇게 작은 일부터 시작하여 성취를 느끼게 되면 어느새 흥미를 갖게 될 것이고, 이것이 거듭되면 단순히 툴을 다루는 기술을 넘어 AI리터러시(literacy,문해력)에 까지도 이를 수 있게 될 것이다.

과거 컴퓨터 시대를 먼저 준비한 사람들이 그랬듯이 AI시대에도 먼저 준비하는 사람이 미래를 선점할 수 있다. 선점까지는 아니어도 AI를 외면하고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그 격차는 과거 컴맹에 비해 천양지차로 벌어지게 될 것이다.

AI는 내 말에 토를 달지 않으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빠르고 쉽게 만들어주는 감정이 없는 나의 전용 비서이다.

케데헌은 뮤지컬 영화이자 작중 한국어가 많이 나오는 미국영화이다. 우리 모두 나의 전용비서 AI와 친해지게 될 때 또 다른 케데헌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