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병 진료는 과잉진료일까요

박혜성 해성산부인과 원장

2025-09-26     한북신문
박혜성 해성산부인과 원장

“선생님 제 아이는 아직 16살인데 왜 이렇게 자꾸 검사를 하나요? 약만 주면 되지 않나요?” 진료실에서 부모님들께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오늘은 한 실제 사례를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실제 사례= 만 16세 여학생이 혼자 내원했습니다. 질염 증상으로 검사를 했는데 클라미디아 양성이 확인되었습니다. 표준 치료제 투약 후 한 달 뒤 증상이 다시 나타나 재검을 했습니다. 또 한 달 후 추적 검사를 권유했지요.

그런데 보호자께서는 “이 병원은 검사를 안 하면 약을 안 준다. 과잉 진료 아니냐” 하시며 불편함을 토로하셨습니다.

왜 검사가 꼭 필요할까요? 클라미디아 같은 성병은 단순히 약을 한 번 먹었다고 끝나는 질환이 아닙니다.

재감염: 상대방과 다시 전파될 수 있습니다.

잠복 감염: 증상이 사라져도 균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합병증 위험: 방치하면 골반염,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CDC, 대한산부인과학회 모두 치료 후 일정 기간 내 재검을 권고합니다. 검사와 추적 관찰은 과잉 진료가 아니라 환자를 지키기 위한 의학적 표준 절차입니다.

왜 보호자에게 다 설명하지 않을까요?

16세 청소년이라도 성 관련 진료는 법적으로 비밀 보장 권리가 있습니다. 환자가 원치 않으면 성경험 여부나 검사 결과를 부모님께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이는 의료진의 잘못이 아니라 법과 환자 권리를 지키기 위함입니다.

의사의 역할은 환자를 위험에서 지켜내는 것입니다. 검사를 권유드린 것은 비용을 늘리려는 목적이 아니라 아이가 건강하게 미래를 살아가도록 돕기 위함이었습니다.

“왜 자꾸 검사를 하나?”가 아니라 우리 아이를 위해 필요해서 하는 것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왜냐면 클라미디아 감염이나 성병은 난소, 나팔관까지 퍼져서 골반염, 영구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청소년기, 미성년자 아이들은 그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고 싶지 않고 경제적으로는 아직 자립이 안 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치료가 불완전하게 끝나면 앞으로 가임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딜레마가 있습니다.

환자에게는 개인 정보법을 지켜주어야 하고 보호자에게는 검사를 왜 여러 번 하는지 설명을 해야 하는데 솔직하게 모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혹시 여러분이 산부인과 의사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