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기술과 안보의 새로운 동맹

신정원 경민대교수·예비역 중령

2025-09-26     한북신문
신정원 경민대교수·예비역 중령

지난 8월25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단순한 외교적 의례를 넘어 한반도와 세계 질서의 향후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되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논의하고 합의한 내용은 군사·안보를 넘어 기술·경제·산업·사회 전반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미 간 합의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다.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이에 대응하여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수출입 비용 절감 효과를,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산업 구조 속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조선 산업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MASGA(Make America Ship Great Again)’ 구상은 한국 조선사들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고용 창출에 기여하도록 하는 계획이다.

이는 미국의 자국 조선 산업 재건 의지와 한국의 세계적 조선 기술력이 결합된 성과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이 협력은 단순한 상선 건조를 넘어 친환경 선박, 군수용 함정, 나아가 해양 에너지 인프라 분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위상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기술 분야 협력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설립, 연구개발센터 공동 운영, 전문 인력 교류 등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인공지능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의 혁신적 기술과 한국의 우수한 인재 풀을 결합한다면 군사·산업·의료·교육 등 전반에서 파급력 있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안보 분야 협력 역시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방 R&D 협력이 강조된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드론, 전자전, 사이버전, 우주 안보 등 미래전의 핵심 영역에서 한·미가 공동 연구와 실험을 확대한다면, 이는 단순한 전력 증강을 넘어 미래 안보 환경에 대비한 전략적 투자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반도체·AI·원자력·국방 분야를 아우르는 범정부 차원의 연구개발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기업·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할 수 있는 민관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 이전, 투자 보장 등 제도적 기반을 국제 기준에 맞게 정비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 있는 외교 전략이다. 미국과의 협력은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중국, 일본, 유럽 등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도 병행해 고려해야 한다.

지난 8월25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전통적 안보 동맹을 넘어 기술과 산업 혁신을 포괄하는 새로운 동맹의 가능성을 열었다.

이번 회담은 단순한 협상의 산물이 아니라 한국이 기술 강국이자 안보 주체로 도약하는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우리가 어떠한 준비와 실행을 하느냐에 따라 한미 동맹은 과거를 지키는 동맹에서 미래를 개척하는 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