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남자는 이성과 상관없이 성욕이 생기는가?

박혜성 해성산부인과 원장

2025-08-27     한북신문
박혜성 해성산부인과 원장

인류 역사 대부분은 먹을 것과 번식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생존의 핵심이었습니다. 남성의 뇌는 ‘번식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빠르게 성적 흥분을 느끼고 행동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었습니다. 특히 시각 자극에 강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진화 과정에서 강화되었습니다.

테스토스테론은 성욕, 공격성, 경쟁심을 높입니다. 남성은 여성보다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7~10배 높기 때문에 성적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더 자주 떠오릅니다.

성욕 자체는 본능이지만 인간은 ‘전전두엽(이성적 판단을 담당)’으로 본능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전전두엽의 억제력은 나이, 습관, 음주, 스트레스 등에 따라 크게 약화될 수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성적 충동을 다루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성욕과 행동 사이에 제동을 거는 경험이 부족해져 충동 조절이 어려워집니다. 진화적으로 남성은 가능한 많은 파트너와의 관계를 통해 유전자를 퍼뜨리는 것이 유리했습니다. 이 전략이 현대 사회에 그대로 남아 있지만 현재의 법, 윤리, 문화와는 충돌합니다.

여성은 임신, 출산이라는 큰 대가를 치르기 때문에 상대 선택에 더 신중하도록 진화했습니다. 남성은 임신 부담이 없으므로 ‘거절하지 않는다면 번식 기회’로 인식하도록 프로그램 되었습니다.

일부 남성은 ‘명확한 거부가 없으면 동의’라고 오해합니다. 이는 문화, 매체, 성교육 부재에서 비롯된 인식 오류입니다. 사실 법적·윤리적으로는 ‘적극적이고 명확한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포르노는 ‘거부 → 설득 → 관계’라는 왜곡된 판타지를 보여주어 거부 신호를 무시하는 행동을 학습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적 동의 개념을 잘못 이해해 성범죄자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한국, 일본 등에서는 ‘상대방의 명확한 거부가 없었으니 괜찮다’는 논리가 법정에서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범죄 기록은 직업, 결혼, 사회적 관계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으며 피해자와 본인 모두 평생의 상처를 안게 됩니다.

근본적 해결·예방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동의(Consent) 교육: 명확하고 적극적인 ‘예스’ 없이는 어떤 성행위도 불법임을 반복적으로 학습해야 합니다.

감정·관계 교육: 성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상호 존중과 책임의 영역임을 가르쳐야 합니다.

포르노와 현실의 차이를 인식시키고 왜곡된 성 역할을 바로잡는 교육 필요합니다.

명상, 운동, 취미 활동 등으로 도파민 보상 체계를 ‘성’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남성의 성욕은 본능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다룰지’는 배워야 합니다. 문제는 본능이 아니라 본능을 제어하는 사회적·인지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개인 훈련 + 성교육 + 문화 개선이 함께 가야 합니다.